안녕하세요 @yellowboy1010 입니다.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그래서 오늘 포스팅 주제를 지금까지 저의 과거를 돌아보는 내용으로 쓰고자 합니다. (말도 안되는 끼워맞추기 ㅎㅎ) 스팀잇에 블록체인 비즈니스와 개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제가 동양철학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술독을 비워야 새로 채울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지금껏 제가 했던 일들을 공유하면서, 이런 일이 있으니 참고하시라는 얘기도 해 드리며 저도 새해에 새 출발을 하려고 합니다. 실패라고 했지만, 끝이 아닙니다. 현재까지 실패라는 뜻이고 다시 도전하면 성공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근데 제가 꽤 많은 도전을 해서 이 한 포스팅에 모든 걸 다 담을 수는 없으니 오늘 못 다룬 내용은 다른 날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1)모든 비즈니스는 Payment(PG/VAN)에서 시작되었다.
개발 난이도 : 하
비즈니스 최대 장애물 : 기존 PG/VAN, 사장님 마인드
비트코인 결제가 생각나네요. 처음 내세웠던 것은 세금 안 내도 되고 수수료 0%. Payment로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는데요. 의외로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일단 그 때만 하더라도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이 매우 안좋았었죠. 지금 다시 도전한다면 다른 반응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개발툴이 워낙 보편화되어서 단지 Payment 기능만 있는 것은 메리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세금 문제도 중요한데요. 사장님들이 돈 한 푼 아끼는 걸 최고로 좋아할 줄 알았는데, 1% 줄이려고 위법 행위는 할 수 없다는 얘기들도 많았습니다.
또, 사용성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비트코인을 일단 사야하는데, 그 때당시만 해도 살 수 있는 곳이 없었고 거래소 이용이 익숙치 않아 중도에 포기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냥 카드 한 장이면 될 것을 모바일 켜서 큐알코드 찍고 하는 과정이 매우 불편해 했습니다. 이 때, 정말 우리나라는 IT 강국이 맞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다시 도전한다면 Payment는 기본 기능이고, 추가적인 서비스를 개발할 것입니다. 다음이나 네이버가 이메일 기능만 갖고 있는것 아니잖아요? 부가적인 서비스들이 있듯이, Payment에 다른 기능들을 추가하여 다시 출시를 해보려고 합니다.
(2)환치기를 이길 수 없는 해외 송금
개발 난이도 : 하
비즈니스 최대 장애물 : 환치기 업자, 암호화폐 시세
저희 가족들도 오랫동안 중국에 계셔서 해외 송금에 관해서는 불편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해외 송금 사업이 꽤 괜찮겠다 생각을 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Abra 같은 재밌는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Abra는 인간 ATM을 연결한다는 컨셉으로, 비트코인을 갖고있는 현지인을 연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직접 만나 비트코인 주고 현지 화폐 받는 것이죠.
근데 이것도 사용성에 좀 문제가 있었는데요. 가상계좌 발급받고 원하는 금액 넣어서 비트코인으로 송금하는 것 자체가 이미 허들인 것입니다. 환치기 업자한테 돈주면 1시간 이내로 바로 꽂히는데... 그 것도 그냥 현금으로 주든 통장으로 이체를 하든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림동 환전소에 갔는데... 아무도 상대를 안 해준 기억이 ㅜㅜ
또, 비트코인 전송 중에 시세가 급등락 하여 금전적인 손해를 보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이 문제는 아직도 존재하는데요. 이 정도의 환리스크를 헷징할 수 있으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해외 송금을 하면서 느낀 것이 세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해외 송금 방법은 환치기라는 것입니다. 차라리 환치기에 대한 시선을 바꾸는 것이 해외 송금을 효율화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프라이빗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 난이도 : 상
비즈니스 최대 장애물 : 명분
비트코인으로 이런 저런 실험을 하다 뭔가 지지부진 했던지, R3CEV가 나와 은행 연합회를 만들어버렸습니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난리가 났었죠. 거기다 Private Blockchain을 만들었다고 하다니.. 국내에서도 Private Blockchain을 만들자는 움직임들이 많았었습니다. 금융권, 증권사 등 여러 업체들이 뛰어들었습니다.
Private Blockchain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어디까지를 블록체인이라고 볼거냐에 따라 난이도가 매우 다른데요. 제일 중시 여겨야 하는 점이 처리 속도였습니다. 수많은 거래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그 요건을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죠. 거기다 기존의 블록 생성 방식을 따라야 하니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죠.
Private Blockchain은 만들고 나서도 문제인 것이, 도대체 그 것을 왜 써야 하는 지가 질문으로 따라다닙니다. 그냥 분산 DB 쓰면 안 되나? 이런 질문들이 아주 지겹도록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따라다닙니다. 근데 아직도 여기에 명확하게 답을 내리지 못 하고 있습니다. Blockchain이 '공개'라는 특성 때문에 혁신이라고 하는데, 이를 다시 숨겨버리면 역시나 블록체인 본연의 성질을 못 살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금융권이나 증권사가 직접 만들면 되지 왜 업체에서 만든 것을 써야 하느냐란 질문도 하게 됩니다. 아주 특출난 기술력을 갖추지 않으면 그닥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4)ID 서비스
개발 난이도 : 중
비즈니스 최대 장애물 : 신뢰
통합 ID에 관해서는 아주 매력적입니다. 국내에서 로그인이나 인증 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을 겁니다. ID 하나만 가지고 어디서나 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매력이죠. 제말토 같은 회사가 있긴 하지만, 블록체인이 주는 신뢰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요즘도 ID 관련된 서비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한 번 해보니까 그닥 ID에 관해서는 매력을 느끼지 못 합니다.
제일 큰 이유는 ID, 신원이라는 것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만약 Hash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등록해서 인증을 한다고 해도, 어떠한 데이터로 Hash를 만들지가 중요합니다. 성명, 생년월일, 혈액형으로 Hash를 만들었는데, 다른 기관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메일 주소도 넣어달라 이러면 기존에 있는 Hash가 무용지물인 것입니다.
만약 ID 자체를 새롭게 규정할 수도 있습니다. 스팀잇을 예로 들어보죠. yellowboy1010이 명성이 59입니다. 근데 제가 yellowboy2020이란 아이디를 만들었습니다. 명성이 30입니다. 근데 현실에서는 그 둘을 움직이는 자아가 하나입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에서는 그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yellowboy1010과 yellowboy2020은 서로 다른 자아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온라인 세계의 자아는 현실과는 달라지는 것이죠. 자산에 대한 권한을 규정하는 방법도 다르듯이요. 이러한 ID 자체 인식의 혁신이 없으면 ID는 여전히 현실 시스템의 하위영역에 속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저는 그건 성장에 제한이 있다고 보고요. 저는 ID 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 안 하고 싶습니다. ㅎㅎ
(5)포인트/상품권 서비스
개발 난이도 : 상
비즈니스 최대 장애물 : 기술 및 기존 업체
포인트 상품권도 비즈니스 모델로 괜찮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 것도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하려고 했었죠. 기존에 모바일 상품권이 없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투명한 상품권 시스템을 만들고, 서로 교환도 되게끔 하려고 했엇는데요. 딱 떠오르는 아이디어 자체는 정말 좋았습니다. (이래서 비즈니스에선 아이디어가 10%도 안됩니다.ㅜㅜ)
근데 이건 구현 자체가 너무 어렵습니다. 왜냐... 블록체인에서 자산은 개인키가 통제를 하는데요. 개인키를 어떠한 원리로 발급을 받아야 하는 지를 규정해야 하는데 이는 역시 ID와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포인트와 상품권은 금융의 영역에 속하는데, 과연 그 정도의 깊이있는 인증을 받아야 하는 지 논의가 필요했습니다. 그럼 대면 인증을 해야 하나? 뭐 이런 문제들이 있는 것이죠. 그럼 또 복잡해지 고요. 만약 기존 앱이 있는 업체라면 그 앱과 연결되어있는 서버와 어떻게 통신할 거냐? 란 문제가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그럼 역시나 절차가 복잡해지고요.
이런 복잡한 절차를 해결하다 보면 이미 블록체인은 안드로메다로 가있습니다. 블록체인이 허울로만 존재하고 제 기능을 못 하게 되는 것이죠. 이미 블록체인 앞에 가로막는 서버가 여러대라면 블록체인이 아니라 그냥 Client Server니까요.
쓰다보니 이 것저 것 많이 했는데, 아직도 굉장히 쓸 거리가 많이 남았네요. ㅎㅎ 제가 냉수 발언을 계속 했던 이유가 이런 일들을 많이 겪어서 입니다. 한 번 개발을 해보고 실제 적용을 해보면 다른 프로젝트들이 뭘 생각하는 지 알게 됩니다. 왜냐하면 저도 그렇게 시작했으니까요. 그리고 그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는 방향을 보면 비슷하다는 걸 깨닫고요. 로드맵 보다 늦춰지고 제대로 프로덕트가 안 나오면, 아 그문제 때문에 그렇구나 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ㅎㅎ 그래서 프로젝트를 해보고 코인판을 바라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죠. 그리고 좋은 문제의식을 가진 팀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제가 그래서 어제 포스팅 한 글에서도 복잡한 문제를 안 좋아한다고 한 것입니다. 이게 풀다보면 꼬이게 되거든요. 블록체인 본연의 성질을 가진 가장 단순한 모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더 궁금하신 것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시고요.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