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knowledge)과 지성(intelligence)
지식과 지성은 분명히 서로 다른 것이다.
지식과 지성을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개념상 같은 의미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 개념을 분리하여 사용하지 않으면 사유(思惟)에 많은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철학과 인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단어의 의미적인 차이가
아주 중요한 것이고, 두 의미를 명확하게 구분짓지 않으면 전달하는 자와
수용하는 자 사이의 소통의 과정에서도 왜곡이 일어날 수가 있다.
지식(knowledge)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명확한 인식이나
이해를 의미한다.
반면에 지성(intelligence)의 사전적인 의미는
지각된 것을 정리하고 통일하여,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식을 낳게
하는 정신 작용. 넓은 뜻으로는 지각이나 직관(直觀), 오성(悟性) 따위의
지적 능력을 통틀어 이른다.
지식인(知識人)의 사전적 해석은, 일정한 수준의
지식과 교양을 갖춘 사람, 또는 지식을 가지고 실용적으로 다루는
계층에 속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특히 철학에서는 지식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definition)를
인식에 의하여 얻어진 성과, 사물에 대한 단편적인 사실적,
경험적 인식을 말하며, 객관적 타당성을 요구할 수 있는 판단의
체계를 이른다.
그러나 오늘날의 지식이라는 단어에 대한 이해나 지식인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전문가적이지만 주관적인 자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로서 해석하는 측면이 훨씬 강하다.
이에 반해 지성인(知性人)이라고 하면, 이성적인 사고능력을 가지고
사유적 추론적 사색의 능력을 가진 인간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흔히 지성(知性)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능동적인 '상위' 인식능력을
의미하며, 수동적인 '하위' 인식능력인 감성과 대립된다.
이 경우 '지성'은 개념의 능력으로서의 지성, 포섭의 능력으로서의 판단력,
추론의 능력으로서의 이성을 포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지성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감성적 능력을 바탕으로 하여 이성적 능력을 함께 가진 경우라고
할 수 있으며, 감성적 능력은 대상으로부터 촉발되는 것에서
표상(직관)을 받아들이는 수용성을 의미하는 것인데 반해서,
지성적 능력은 표상(개념)을 스스로 산출해낼 수 있는 자발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능력이 확장되어져 간다는 것은,
사물을 사유하는데 있어서 감각적 지식 작용으로만 멈추어져서는 안되며
지성(이성)을 총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고차원 인식능력을 지향해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지식은 유용한 것이고, 그것을 습득한 지식인은 지성을 지향하지 않는 순간
자신이 습득한 지식에 갇히게 되어 전문가적인 시각이나 사고의 틀을 깨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지식인에서 지성인으로 인식을 확장한 사람은 스스로를 자각하고
성찰을 통해 깊게 통찰해 나아갈 수 있는 정신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자신의 오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지식인들이 전문가로 활동하는
시대에, 진정한 지식은 간 곳이 없고 오류를 전제로 한 전문가들의 기술만
난무하고 있을 뿐이다.
법 기술자, 정치 기술자, 의료 기술자, 경영 기술자 등 수많은
기술자들로 인해 인문적 사유는 실종된 지 오래이다.
이제 곧 인공지능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고, 지성인이 아니면
사회를 리드해나아갈 수 없는 시점이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앞으로의 시대에는 지성인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사회공동체 내에서 나와 타인들간에 작동하는 도덕적 이해관계와 더불어서,
이성적 능력을 기반으로 하여 이타적 사랑을 행할 수 있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결한 확장형의 정신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