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속담 중에는 남을 따라 유행을 쫓아가는 행위를 비꼬아서 "친구따라 강남간다" 라고 표현을 하는 것이 있다. 일명 '따라쟁이' 가 남이 하는 것을 흉내내면서 뒤쫓아가는 짓거리를 지적하는 속담이다.
이 속담에는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남과 자신을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남이 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하기 때문에 소모적이기만 하고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분수도 모르는 짓을 한다는 의미도 숨겨져 있다.
그래서 "친구따라 강남간다" 라는 속담 이외에, 여기서 자신의 현실적인 수준과 주체를 저버리고 과도한 짓을 하는 것을 경계하여 "뱁새가 황새 뒤를 쫓아가다 가랭이 찢어진다" 라는 속담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의 유전자에는 남에게 지고는 못사는 끈질긴 자존심문화가 강렬하게 박혀져 있다. 그러니 "따라쟁이" 문화와 "친구따라 강남간다" 라는 속담이 존재할 정도로 남을 모방하고 흉내내면서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강하다.
물론 한국인만이 아니라 전세계 어디를 가나, 유행의 심리라는 것은 공통적으로 다 있기 마련이다. 유행이란 한 사회 내에서 일정한 기간동안 유사한 문화양식과 행동양식이 일정 수의 사람들에게 공유되는 사회적 동조현상을 의미한다.
유행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다양하다. 가장 자주 눈에 띄는 것은 의상과 외모적 스타일의 유행이지만 문화상품의 형태나 장르, 디자인, 특정한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테크놀로지,브랜드 등 다양한 문화양식이 유행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유행을 따라하고 싶은 심리의 이면에는 자기표현의 욕망과 함께 모방과 동조의 욕망이 들어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차별화되고 남다른 가치를 드러내고 싶어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모방함으로써 사회적 흐름에 동조하려는 모순적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유행문화의 심리적인 측면이외에도 한국인의 유전자코드에는 또 한가지 덧붙여지는 특성이 존재하고 있음이니, 바로 강렬한 자존심문화와 함께 남에게 지기 싫어나는 경쟁심리의 결합이다.
이 특이한 한국인의 정서적 특성이 가장 잘 투영되어 나타나는 것이 각종 유행어, 유행가, 유행소비문화, 유행산업 등등은 기본이고 여성들의 성형수술, 결혼문화, 연애관계, 여행문화, 먹거리 문화 등등, 그 유행문화의 모든 것에 있어서 어느 누가 무엇을 시작해서 어느 정도 인기를 얻는다 싶으면 그 즉시로 같이 따라하고 봐야 하는, 세계에서도 가장 특이한 유행문화라고 할 수 있다.
더 특이한 것은 유명인이나 주변사람이 무엇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나에게 잘맞고 안맞고는 따지지 않고 어느정도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대중적 인기를 얻어서 퍼져나가기 시작하면, 그 때서야 덩달아서 흉내를 내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실속이나 형편에 맞고 안맞고는 없고, 오로지 그 유행이 인기를 끌만한 것이냐 아니냐를 보고서만 판단을 하고 자신에게도 접목을 시키려는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 한국인의 특이한 유행문화 코드는 이미 패션업계 화장품업계 등등 유행문화와 소비자 트렌드를 항상 유의깊게 관찰하고 연구하고 있는 국내기업체들에게도 정형화된 한국인들만의 유행문화 심리학이 따로 만들어져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나 자신은 한국인의 이러한 자존심 문화와 남에게 지기싫어하는 전투적 경쟁심리가 투영되어서 유행문화에서도 드러나게 되는 것을 다르게 표현을 하여, '개떼정신' 이라고 표현을 하고 싶은 사람이다.
한 마디로 한국인의 유행문화의 특성은, 그냥 유행문화가 아니라 '개떼정신'에 입각한 개떼처럼 몰려다니면서 집단화하는 유행문화라고 표현을 하고 싶은 것이다.
'개떼',,, 개들이 떼거지를 이루어서 바람을 일으키고 온 동네방네를 몰려다니고 있으면 다른 개들은 알아서 숨죽이고 사라지던가 아니면 그 개떼에 같이 동조해서 어울려야만 살아남게 된다. 만약 어느 개가 당돌하게도 그 개떼에 동조화하지 않고 굳건히 자기 스타일을 지키고 있다가는 집단적으로 물어 뜯겨 버리게 된다.
그래서 한국인의 개떼정신은 아주 무섭기도 하다. 자영업을 하는 업종의 유행에 있어서도 그렇고, 이웃집 고학력 노처녀가 커피숍 장사 하려고 빚내는 것을 보고서 같이 따라하는 것도 그렇고, 옆집 아이가 무슨 옷 입고 다니느냐를 관찰하고 자기아이에게도 같은 옷 입히려는 것도 그렇고, 직장동료가 새로 차를 사게되면 같은 차를 사야만 직성이 풀리고, 여자친구가 쌍꺼풀 수술하면 같은 스타일로 수술하려고 같은 병원을 찾아가고 등등, 한국인의 문화 속에는 그 특유의 자존심문화와 전투적 경쟁심리가 결합된 유행의 문화심리인, 일명 '개떼정신' 이 유구히 살아숨쉬면서 오늘날까지의 한국사회를 이루어놓은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이 '개떼정신' 은 그 독창적이고도 전투적이며 살벌한 따라쟁이 문화를 양성시킨 결과, 남들에게 지면 안된다는 무서운 경제성장의 저력으로도 작용을 하였음이며, 또한 오늘날에는 최첨단 온라인 문화와 신규기술의 개발과 모방, 그리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세계최고의 고학력자 인플레이션화 문화 양성을 통하여 한국사회를 초일류의 국가로 발돋움하게 만든 가장 확실한 원동력임에는 틀림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의 개떼정신은 한국인의 유구한 역사와 더불어서, 또한 그 매섭고 전투적인 자존심문화와 더불어서 한국인의 심성을 대변하는 가장 확실한 사회문화적 코드인 것이며, 이것은 또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가장 저력있고 미래지향적인(?) 나라로 성장발돋움할 수 있게 만들어준 위대한 우리 한국인들의 정신적 유산이자 정신적 코드인 것이다.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해석을 해보는 것이지만, 한국에서 촛불시위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그 무서운 잠재력의 이면에는, 바로 한국인 특유의 '개떼정신' 이 유전자 속에 깊이 박혀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