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은 무당 중에서도 실력이 어설픈 무당을 가르키는 말이다. 실력이 어설프기 때문에, 점사도 맞는 것이 별로 없고 심지어는 잘 모르면서 아는 체 하는 소리를 하면서까지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려고 한다. 그러다, 운좋게도 자신의 말이 잘 먹혀들어가거나 들어맞는 것이 있기만 하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서 말 잘듣는 사람들을 모아서 자신의 수하로 부려먹고 재산을 갈취한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 라는 말은 이처럼 어설픈 능력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을 가리켜서, 이를 조심하라는 의미로서 등장한 말이다. 그런데 왜 그 많은 직업 들 중에서도 하필이면 무당을 빚대어서 그 어설픔을 지적하고 속지말고 조심하라는 말이 등장한 것일까?
선무당에 대해서 '한국민속신앙사전' 에 등장하는 관련된 내용을 조사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무당들은 입무(入巫 )과정을 거쳐서 사회적 인정을 받아, 신당(神堂)을 만들어 몸주신을 받들고 굿이나 점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직 완전한 무당이 되지 못한 무당을 선무당이라고 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은 이러한 미숙한 선무당의 서투른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속담으로는 ‘선무당이 마당 기울다 한다’, ‘선무당이 사람 속인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선무당이 사람 죽인다’, ‘선무당이 장구 탓한다’ 등이 있다. - 선무당 (한국민속신앙사전: 무속신앙 편, 2010. 11. 11., 국립민속박물관)
먼저 무당이라는 직업이 민간에 등장하게 된 역사적인 시기를 살펴보면, 대략적으로 조선시대부터 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 이전시대에는 궁궐이나 귀족집안과 관련된 고급스러운 상류층만의 전유물로서만 알려졌었지, 가난한 평민들에게는 무속을 접할 기회가 없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조선이후에 우리나라에 무당이라는 직업이 평민들에게까지 파고들기 시작하면서, 신의 내림을 받아서 사람의 길흉화복에 조언을 해주고 액운을 해소시켜주는 일을 하게 되었을 것인데, 이 과정에서 신의 능력을 받아내리는 제자와 이를 전해주는 신어머니 혹은 세습무의 관례가 등장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무당의 능력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차원까지 접할 수 있느냐의 차이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능력 차이가 났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능력이 미숙하거나 제대로 차원세계의 정보를 읽어내지 못하는 무당을 폄하하는 속어들도 등장하기 시작하였을 것이다. 아마도 그 과정에서 선무당이라는 비꼬는 듯한 속어가 등장했을 것인데, 조선시대에도 역시 무당들이 꽤나 혹세무민식의 무지한 평민들을 등쳐먹는 일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과거시대에는 '사람의 정신을 홀려서 남의 재산을 갈취하는 사기행각을 벌이는 사람' 을 빗대어서, 선무당이 사람잡는다 는 말이 사용되어지지 않았을까 유추해본다. 그러나 이 말을 곰곰히 되 씹어보면, 사람의 정신세계를 다루는 무속인들이 어설프면서도 남의 의식을 혼매하게 만들고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경우가 있었겠지만, 반대로 그 당시의 사람들 역시 얼마나 무당들에게 의지하는 것이 많았고, 또한 보이지 않는 다른 차원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었는지를 알 수 있기도 하는 상징적인 단어인 것이다.
아마도 선무당이라는 단어의 등장 속에는, 다른 직업군에서는 보지 못하는 특이한 무속적인 능력과 더불어서 그에 대한 동경심과 함께 의지하고픈 사회전반적인 강한 의식이 민중들 사이에 짙게 깔려 있었기 때문에 등장한 단어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말이 현대에서는, 능력이 어설픈사람이 일을 그르친다 라는 의미이외에도, 자신의 논리와 사상 가치관등을 고집스럽게 주장하면서 남들을 이끌어가려고 하고, 결국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확대된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 사람잡는다" 라는 말을 되씹어보면, 어리숙해서 속고 당하면서 잡아먹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도 되는데, 사람들이 정신세계를 논하는 무속인들에게 잡아먹힌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물질적인 세계의 이치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당하고 만다는 뜻도 된다.
그렇다면, 어떤 하나의 논리가 계속해서 주장되어지면 하나의 지식으로 완성이 되고, 이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만인에게 알려지면 이것이 하나의 상식으로 굳어지는 것인데, 이것은 분명히 불변의 진리라는 측면과는 다른 것이다. 단순히 하나의 설(說) 이고 논(論)일 뿐인것이지, 언제나 모든 것에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진리는 아닌 것이다. 그러나 어설프게 자신의 논리와 지식을 내세우는 현대판 선무당들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화려한 말빨을 늘어놓으면서 그들을 이끌고 있고, 또한 그 화려한 말빨에 넘어가서 자신의 내면에 깃든 진리를 찾지도 못한 체, 수 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잡아먹히고 있는 실정이다. 이 현상을 가장 극명하게 목격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현대의 종교계와 정치계이다.
이 현상을 개개인으로 빗대어서 설명을 해보면, 이렇게 말을 늘어놓고 있는 나 자신도, 나만의 논리와 주장으로 남들을 현혹시키면서, 나의 말이 남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는 아랑곳하지 않는 어설픈 선무당 짓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자신만의 고집스러움으로 남을 이끌려고 가르치려고 훈계하려고, 화려한 지식적인 용어와 그럴싸한 논리정연함으로 말빨을 포장하여서 사람들을 선동하는 것이, 얼마나 큰 죄악인지를 깊이 성찰해보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