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렇게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평소 공지영 작가를 좋아하고
작가님 글에서 느껴지는 문학적인 세련미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이번에 접하게 된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에 대한 기대감도 굉장히 컸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라는 제목에서
마치 추리소설을 연상시키며 괴기스럽게 느껴졌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등에서 느낄 수 있었던
희망적이고 밝은 느낌과는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책장을 넘기고 하나하나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책은 여러 단편의 글로 이루어져있는데 대표적인 키워드는 '운명' '고통' 인내' 등으로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양한 내용을 가진 스토리들이 존재하지만 묘하게 이 내용들은 공통적인 교훈으로 귀결되게 된다.
사람은 왜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하는 가?
글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이 책에서는 인물들은 크고 작은 시련을 겪는다.
그 속에서 인물들은 '행복'이라는 것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자신들보다 나은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이 많고,
자신들이 불행한 환경에 처해있는 것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이 후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행복에 대하여 다시 생각 할 수 있도록 환기시켜준다.
어쨌든 한 인간이 성장해 가는 것은 운명이다.
글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고통을 극복하고 인내하는 것에 대해 자세하게 표현하면서
'인간이 꼭 행복한 사람이어야 하는 가? '에 대해 의문을 남긴다.
고통,슬픔,기쁨 등은 모두 내 삶의 일부분이다.
이러한 경험들은 피해갈 수도 없고 피해지지도 않는다.
봄이되면 꽃이 피고, 가을, 겨울이 되면 꽃이 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존재할 것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한 사람의 일생이 행복으로 일관되지 않는다며
투정을 부리는 것이 어리석은 행동임을 가르쳐준다.
죽는 것 보다 조그맣고 약한 게 나은거야
이렇듯 모든 이야기는 삶을 살아가면서 받는 고통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책들에서 말한 희망이라던지 사랑 과는 또 다른 맥락이다.
가슴속에 희망과 사랑을 품으면서 현재 맞이하고 있는 고통을 잘 감내하는 것,
이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 까 싶다.
공지영 작가의 글 속에는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똑같은 말을 표현할때도 공지영 작가는 마음속에 그림이 그려지도록 그 말을 표현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이라는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를 잡아 하는 수 없이 핀으로 고정시키고 상자에 넣는일" 이기 때문에 핀으로 고정된 나비에게 다시 숨을 불어넣는 것은 그 글을 읽는 사람들의 숨결이 필요하다는 것,,
이 부분의 표현에서 나는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글의 달콤함에 취한 나는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인용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뒤로 물러서게 됩니다.
아마 나이가 들수록 중력은 더욱 세게 우리를 잡아당길 것입니다. 추락하는 것은 훨씬 쉽습니다.
나는 이제 구름 저 너머에 있다는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낮게 엎디어 다만, 타박거리며 이 지상의 흙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지 못할 이유는 수만 가지, 그러나 갈 수 있습니다. 가면 되니까요." ... (중략)
구하노니 부디, 남은 날들도 해바라기가 해를 향하듯, 강아지가 주인의 손가락을 향하듯 오직 지혜를 향해 정진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