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xinnong(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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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스팀잇에 가입을 했고 가입한지 한 두달이 지나서야 스팀에 첫 글을 썼습니다.
과연 내가 이 곳에서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당시 코인과 투자 관련 글들이 많았던 스팀잇을 보며
'아, 이 곳은 나 같은 뻘글을 올릴 사람이 필요해!'라는 생각을 하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어쨌든 스팀잇이 다른 SNS처럼 성장하려면 여러 사람의 다양한 글이 필요하니까요.

지인에게 스팀잇 활동에 꽤 많은 격려와 지지를 받았지만
스팀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뉴비였던 시절
'누가 내 글을 보겠어'라는 생각으로 창고에 제 기록을 쌓듯 혼자 글을 올렸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보팅과 댓글이 늘어나고 소통하는 분들이 생기면서
누군가 나의 글을 봐주고 공감해준다는 것에 신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글 쓰는데 들이는 시간이 늘어났고 1일1포스팅을 해보겠다는 다짐도 해보며
다른 분들에게 보팅하고 댓글을 다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kr 커뮤니티에서 있었던 일들을 지켜봤습니다.
고래분들의 논쟁을 보기도 하고 그에 대한 여러 의견을 봤습니다.
조금 과해 보였던 비방은 눈살이 찌뿌려지기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걸 지켜보며 스팀에 대해 더 생각하고 이해하며 배우게 된 듯 합니다.
왜 보팅풀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좋은 글의 기준은 무엇인지,
업보팅과 다운보팅에 대한 권리 행사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말이지요.
정치적, 경제적, 도덕적인 영역이 혼재하는 논쟁이 절충되고 해결되어가는 과정을
스팀잇의 일원으로서 지켜보고 경험하고 때론 보팅으로 조용히 참여하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점점 뉴비 티를 벗고
스팀잇의 일원이자 투자자로서
스팀의 비전에 대한 생각을 다져가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스팀의 가치가 상승하고 보상이 늘어가면서
저는 놀랐고 당황했습니다.
글에 대한 보상이 50불이 넘어가던 때에 제가 말했습니다.
'이제 그냥 맘편히 글을 못올리겠어. 더 신경쓰게 돼.'
그 때 제게 답하길,
'원하던 바야. 보상이 커지면 저자들은 점점 더 좋은 글을 쓰게 되겠지.
스팀잇의 글이 더 좋아지게 하려는 마음으로 고래들은 보팅하는 거야.
넌 그냥 더 좋은 글을 계속 쓰면 돼.'

확실히 더 신경쓰고 시간을 들여 글을 쓰게 됐고
제게 보팅해주시고 진심어린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께도
꼬박꼬박 방문해 보팅하고 댓글을 달며 소통했습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스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뉴비 분들에겐 더 많은 퍼센트로 보팅하며 응원하기도 하며
애정을 키워나갔습니다.

솔직히 애정이 커지면서 회의감과 허무함이 들기도 했습니다.
글을 쓰는 시간을 제외하고서도 제 글에 보팅해주시거나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
방문해 글을 읽고 보팅하고 댓글을 달다보면 한 두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보팅 파워는 60퍼센트 이하로 떨어집니다.
홈에 있는 피드를 다 읽기도 힘들어지고
그렇다고 하루 세네시간씩 스팀잇을 하고 있으면 지치기도 합니다.
아 이것이 프로스티미언 혹은 전업스티미언인가! 하는 뿌듯함과 현타가 함께 오지요.
물론 모두 보상이 주어지는 행동이기에 청렴하다 할 순 없지만요.
그러다보니 보팅과 댓글주신 분들 위주로 방문하게 되는 건 정말 어쩔 수가 없죠.
며칠에 한번씩 제가 좋아하는 분에게 찾아가
그간 놓쳤던 여러 글에 대한 보팅을 뒤늦게 하기도 하고요.
제 글에 정말 공감하며 시간들여 남겨주신 댓글에 대댓글을 못 달기도 합니다.
20초 쿨타임 때문에 대댓글보다는 그 분들의 글에 댓글을 남기는 걸 택하게 되죠.
물론 모든 건 제 게으름과 제 부족 때문임을 압니다.

그리고 최근 제 후원글에 200불 이상의 보상이 찍히고
다른 글도 100불의 보상이 찍히며
저는 그동안과는 다른 묵직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물론 따뜻한 스팀잇 분위기 속에서 후원에 보태라고 주신 보상이지만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보상이 높아지면
이런 생각 한 번쯤 하는 건 당연한거겠죠?)
이미 많은 분들이 큐레이팅과 이벤트 등 여러 대단하고 좋은 일들을 하고 계신걸 봐왔기에
스스로 조금 부끄럽기도 했고요.
여러 생각이 생겨나고 당황하며 제가 했던 건 제 글의 수를 줄이는 것이었습니다.
글을 쓸 시간에 다른 분들과 뉴비 분들에게 더 보팅하자는 마음이었죠.
더 많은 분께 적당한 양으로 도움이 되고자
스스로 보팅에 대한 기준을 세워보기도 하면서
받은 것 이상으로 더 많은 분들께 흘려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평범하고 아무것도 아닌 제가, 그리고 현재 스팀잇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이러한 일련의 생각을 거치고 행동하는 과정 속에서
스팀의 가치가 상승하고 스팀잇 커뮤니티가 성장하며
구성원 모두가 성숙해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운보팅을 받았습니다.
제가 특정 글에 업보팅을 했기 때문이거나
특정 사람과 연관된 사람이어서
혹은 그분의 말대로
보상이 과도하다 판단한 글들에 대한 권리 행사였겠지요.

사실 저는 다운보팅당하신 다른 분들의 블라인드를 푸는 걸 도우려 열심히 풀보팅을 하다가
친히 제 글까지 찾아주시고 다운보팅 해주신 걸
같이 다운보팅 받은 injoy@injoy님 댓글 덕분에 뒤늦게 알았습니다.

두 계정이 파워 100으로 다운보팅을 했지만
제게 보팅해주셨던 분들 덕에 블라인드 처리는 안되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나름의 어떤 기준 하에 행해졌는지
피해도 상심도 크실 다른 분들과 달리 전 글 하나에만 받았는데,
그럼에도 이 행동을 아무리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해도 좀 어렵습니다.

가뜩이나 책임감 늘어가던 제게 보상액을 조정해주시니 감사하기도 하고요.
그동안 다운보팅 전쟁으로 상처입고 피해입으신 분들이 조금이나마 이해되기도 했고
보팅과 권리에 대한 책임감 있는 행사에 대해 더욱 생각해보게 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갖고 있는 권리에 대해서도 좀 더 나은 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가지게 됩니다.

이런 사소한 일에 잠도 잘 오지 않는 걸 경험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고래를 비롯한 스팀잇 내 많은 분들의
멘탈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또 이렇게 스팀에 대한 생각을 쌓아가며 크는 거겠죠.

너무나 많은 생각을 안겨주셨기에
이전처럼 신나는 마음으로 글이 써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이해가 되지 않은 채로 어지러운 마음을 갖고있기엔
조금 억울한 생각도 들어 다시 전처럼 글을 써보려 마음 먹어봅니다-

아무 일 없었던 듯 글을 써나가긴 좀 싫어서
그저 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늦은 밤 오랜 시간을 들여 혼자 끄적입니다!

오늘 마음의 정화를 위해 플라워 클래스 다녀왔는데 흐흐
후기나 맘껏 올려야겠습니당😆

우리가 속한 이 곳은 분명 계속 진화하며 발전중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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