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명절이 싫었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좀 자라니까 명절이 더 싫어졌다. 역시 이유는 역시 여러가지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농경문화 때 성립된 명절 의식은 현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물론 문화지체 때문에 의식적인 노력이 따라야 한다.
명절의 기본 취지는 개인, 휴식, 만남으로 한정하자.
개인이 집단보다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것이 근대 사회의 기본이다. 각자의 즐거움을 추구할 시간을 명절의 중심으로 삼자.
명절은 되도록 모두가 푹 쉬는 것을 권장하자.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가 더 많이 희생하면 안 된다. 이 휴식은 자신을 돌보는 것에 쓰여야 옳다.
명절의 만남은 짧고 긴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곳에 여러 사람이 모이는 방식은 어울리지 않는다. 꼭 누구의 집에 다 모이는 방식도 재고되어야 한다. 바깥에서 밥 한 끼 혹은 커피 한 잔 먹으며 얘기하고 헤어지면 누구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여기에는 음식부터 이동을 위한 화석연료까지 다 포함된다. 지금은 물자가 부족하던 농경사회가 아니다. 평소에도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소비하고 있다. 그런데 명절에 더 많이 쓰는 소비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내적인 재정비를 하자.
명절 문화는 바뀌고 있다. 해마다 명절 기간 해외 출국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그 증거다. 물론 일가족이 다 출국해서 현지에서 차례를 올리기도 한다지만 그래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적어도 명절 스트레스라는 말을 우리 세대에서 끝내기 바란다.
물론 명절에 일가친척이 모여 즐겁게 노는 집안도 있을 것이다. 못 보던 친척들 보는 재미로 명절 연휴가 기다려지는 사람도 왜 없겠는가?
그러나 나는 그런 행복한 경우에 속하지 못했다. 또 나와 비슷한 많은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 분들이라면 명절을 새롭게 기획하는 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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