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minism] 손나은으로 알아 보는 상당히 많은 한국 남성들의 이중성 #2 (feat. 현아)

Words
655
Reading
3 min
Listen
Play
9y

지난 번 포스팅에서 빠진 부분이 많아서 같은 주제를 놓고
포스팅을 한번 더 하게 되었다.

손나은의 핸드폰 케이스의 문구 “Girls can do anything”이
페미니즘을 연상 시킨 문구인 게 화제가 되었고,

상당히 많은 남성들은 걸스 캔 두 에니띵을 보고
“손나은도 페미니즘을 하다니, 이제 메갈이 손나은까지 먹어 버렸구나”
“손나은도 페미니스트 아니냐”
“제발 페미만은 아니길…” 라며 손나은을 검열했다.

“여성우월주의를 내세우지 말고 올바른 목소리로 페미니즘을 외쳐라”
라고 말했던 자신들의 모습은 잊고
걸스 캔 두 에니띵에 예민하게 구는 그들의 모습에 대해
“도대체 그들에게 있어서 옳은 페미니즘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던 게 지난번 포스팅의 내용이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1. 손나은의 “Girls can do anything”과
    현아의 “We should all be feminists”
  2. 손나은이 가진 이미지와 현아가 가진 이미지,
    그로 인해 달라지는 남성들의 요구
  3. 걸그룹(여성)에게 요구되는 여성성
    에 대해 서술하겠다.

손나은과 현아, 그 온도차

사실 페미니즘 문구는 손나은만 관련된 게 아니다.
현아는 지난 2017년, 코스모폴리탄 화보에서
"We should all be Feminists" 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었다.
여담이지만 배우 김혜수씨도 같은 티셔츠를 입었다.
C9rvcfnVwAEs9E4.jpg

출처 : 코스모폴리탄 공식 트위터

그러나 현아의 "We should all be feminists"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손나은의 "Girls can do anything"에 비하면 그리 뜨겁지 않다.

사실 문장 자체를 놓고 보면 현아의 티셔츠가 훨씬 더 논란을 살 만 했고,
공식적인 화보이기 때문에 이론상 손나은의 폰 케이스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사야 했다.
논란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는 현실이 암담하다.

그러나 남성들의 반응은 손나은에게 더욱 뜨거웠다.

대놓고 페미니즘인 티셔츠를 입은 현아와
여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핸드폰 케이스를 쓴 손나은
어떤 차이가 있기에 온도차가 심한 걸까?


손나은과 현아의 이미지

두 사람의 페미니즘 문구를 보기 전에, 각자의 노래 가사와 전반적인 이미지를 살펴 보면
손나은은 남성에게 사랑을 갈구 하고, 청순한 컨셉인 반면
현아는 대체로 강하고 섹시한 컨셉이 주를 이룬다.

그룹 에이핑크가 주는 이미지와 노래 가사는 남성으로부터 하여금
그 여성이 이미 자신의 것이라는 느낌을 준다.

매일 잠도 못 자 나
돌아서서 날 좀 봐
이제부터 다가가
너가 나의 for my love
에이핑크 - 몰라요

그룹 포미닛의 가사는 남성보다는 여성들의 우상이 되고,
마치 "너 따위는 없어도 나는 괜찮아" 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I hate you
싫어 싫어 난 너 싫어
싫어 싫어 난 너 싫어
I don’t need you
싫어 싫어 난 너 싫어
싫어 싫어 난 너 싫어
포미닛 - 싫어

또한 포미닛의 노래 중 남자를 붙잡는 가사도
남자에게 "제발 가지 마" 라는 말보단
"간다고? 내 눈 똑바로 보고 말 해" 라는 느낌이 강하다.

두 사람의 컨셉 차이가 결국 남성들의 다른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이다.
손나은은 청순하고 순진할 것 같은 여자친구 컨셉,
현아는 강하고 섹시한, 남자에게 지지 않을 것 같은 컨셉.
더불어 현아는 너 정도는 내가 몇 분이면 꼬실 수 있다는 자신감도 비친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초록색 창에
'현아 feminist'나 '현아 코스모폴리탄 화보'를 검색하는 것보다
'손나은 폰케이스'나 '손나은 girls can do anything'을 검색했을 때
반응이 더 뜨거운 것이다.


여자 아이돌과 담배

지난 번 포스팅을 작성할 땐 몰랐는데,
손나은의 폰케이스 사진에서 담배가 나온 것도 논란이 됐었다고 한다.
댓글에 요청이 있어 이것도 올려 본다.

나는 보지도 못했던 것을 사람들은 잘도 찾아낸다. 신기하다.

내가 '손나은 담배'를 검색하면서 무척 놀란 게 있다.
손나은.png

손나은의 폰 케이스(페미니즘)보다 담배가 더 논란거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충격)

여성에게, 특히 '젠더적인 여성스러움'을 컨셉으로 하는 여자아이돌에게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라는지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손나은이 페미니즘 한다고? 우리 예쁜 나은이가? 말도 안 돼....."
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나은이가 담배를 펴? 그 청순한 애가? 그럴 리 없어..."

흔히 거친 것을 남자답다고 표현하고 약하고 순결해 보이는 것을 여성스럽다 표현하는 사람들에게는 청순한 여자의 담배가 가히 충격적이었나보다.
심지어 저 담배는 손나은의 것이 아니라 스태프의 것임이 드러났다.

누군가는 '손나은의 담배 논란'을 보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이돌로서 이미지 관리는 중요하니까 논란이 돼도 어쩔 수 없는 거야.
본인이 조심했어야지."

나는 저 말이 참 의아하다.
여자아이돌이 담배를 피는 것(이라고 단순히 심증만 있을 때도)
여자아이돌의 이미지 관리에는 '여자니까'라는 말이 들어간다.
그러니까, 남자 아이돌의 흡연을 두고 사람들은
"아이돌이니까 이미지 관리는 해야지"라고 말하지만
여자아이돌의 흡연은
본인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 '여자가 담배 피는 건 보기 안좋아'
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참, 여성에게 여러 "하얀 백색의" 이미지를 투여하려는 것 같다.
더불어 여성의 흡연을 두고 "장차 아이를 낳을 몸인데-" 라고 떠들기도 한다.
정작 그 여성이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다음 페미니즘 포스팅 : 메갈과 워마드, 그 뿌리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Feminism] 손나은으로 알아 보는 상당히 많은 한국 남성들의 이중성 #2 (feat. 현아)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