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살면서 많이 들어왔고, 또 많이 사용했을지 모르는 그 말
"나도 여자지만"
"나도 남자지만"
이에 단호하게 말하고 싶다.
"그거 굉장히 잘못 된 말이야."
왜 그렇게 불편해 해?
대화를 할 때 내가 많이 듣는 질문이다. 성 고정관념이나 사회의 뿌리 깊은 혐오가 무엇인지 접하고 난 뒤 상당히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가 불편하다.
특히 기존의 잘못 된 사상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과의 대화는 나를 지치게 하고 피폐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이 제목에 의문을 던질 것이다.
저게 왜 불편해?
시대가 변하고 인권의식이 성장함에 따라 사실상 당연한 것
무언가를 설명함에 있어서 예를 드는 것은 주장에 큰 힘을 실어준다.
작년에 겪은 일이다.
"최근 기사인데, 전국 노래자랑 송X 할아버지가 성희롱 문제로 화제가 됐어. 내용은 대충.. 꼬마 남자애가 나왔는데 여가수 노래를 잘 부르자 송X 할아버지가 성기를 만지는 듯 한 제스쳐를 하고 '여자분 노래를 잘 부르기에 만져봤다'고 했대."
"충분히 잘못 했네."
"뭐? 옛날 어르신들 남자애한테 '우리 손자 고추 좀 만져보자' 이런 말 자주 하시잖아."
"그러니까, 나는 그게 잘못됐다는거야. 그런건 옛날에나 통했지, 요즘 세상엔 성희롱이야."
"글쎄 같은 남자가 봐도 잘 모르겠는데."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저 친구랑은 저 대화 이후로 연을 끊었다.
부족하다면, 또다른 예시를 들자.
"카페에서 알바하는데 어떤 남자가 번호를 달라는거야. 몇 주 전부터 나를 봤다는데 내가 마음에 든다면서 다짜고짜 그러길래 당황해서 처음엔 안된다 하다가,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하니까 그제서야 가는거 있지."
"음 뭐.. 기분 나쁠수야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냥 너가 예뻐서 그랬던거라고 생각하는게 더 낫지 않아?"
"그게 무슨 말이야? 중요한 건 싫다고 했는데도 나를 곤란하게 했다는거잖아."
"그냥 좋게좋게 생각하면 끝나는거 아냐? 같은 여자지만 너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고등학교 친구가 카페 알바를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다.
예시가 너무 과한 게 아니냐는 질문이 들어온다면,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저 예시가 과한 것이 아니고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며, 설사 과한 것이라 할지라도 옳은 예시라는건 변하지 않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없어?
"나도 여자지만," "나도 남자지만"이란 말을 잘 생각해 보자.
위에 들었던 예시에서 "같은 남자가 봐도 잘 모르겠는데"라는 말은,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나는 저 애와 같은 남자인데 그게 왜 성희롱인지 잘 모르겠어. 난 그 일을 당했어도 성희롱이라 생각하지 않을건데, 그럼 저 애도 나와 같은 남자니까(즉, 동성이니까) 성희롱이라 느낄 필요 없는거 아냐?" 이다.
또 "같은 여자지만 너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란 말은
"그사람 눈엔 너가 이성적으로 매력이 있으니까 그랬던 거겠지. 네 기분이 어땠는지보다야 그사람이 용기내서 물어본 게 더 중요한거 아냐? 나라면 기분 좋았을걸?" 라는 뜻이 된다.
본인의 의견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나는 그게 왜 기분나쁜지 모르겠어" 라는 말보다 "나도 남자지만/여자지만 그게 왜 기분나쁜지 모르겠어" 란 말에 더 화가 나는 이유는 피해자 혹은 당사자와 본인이 같은 성별임을 내세워서 그들이 당한 일을 별 거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내가 예민한 게 아니라, 지금까지 당신이 무심했고 그것에 익숙해져 온 것이다.
사실.. 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만을 탓할 수는 없다.
아마 기존의 사회적 분위기에 익숙해져버린거라, 사회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점점 바뀌어가는 추세에서 저런 발언은 충분히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나는 앞으로도 불편한 이야기들을 할 것이다. 그 이야기들 중에선 여러분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도 있을것이다.
내 포스팅을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뭔가 깨닫고 가는 사람도 있을거라고 본다.
우리 모두가 기존의 잘못된 것들로부터 불편함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