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길고 길었던 협상이 마무리되었습니다.
금호타이어의 근무자분들은 얼마나 많은 날을 상심과 고뇌, 그리고 불안감에 떠셨습니까?
저는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 조금은 더 사측의 입장에서 많이 생각했었지만, 회사의 존립과 중국 자본의 사이에서 마음을 많이 졸이셨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중국의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으로 주말에 결론이 났는데, 이전에 쌍용차 등의 사례처럼 기술만 쏙 가지고 오고 매각당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금호타이어는 상당히 기술력이 있고, 중국 시장에서 한때는 1위를 고수하던 우리나라 2위 타이어 업체입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극심한 내홍을 겪은 이후로 재무적으로 아주 어려워 진 것이 사실이고, 최근의 조업 차질 및 매각 절차의 연기로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확대되면서 주가는 참 많이 하락했습니다. 금호타이어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어떤 일들을 겪어왔고, 현재 한국타이어 등 다른 업체들과의 벨류에이션, 그리고 시너지에 대해서 요약해 보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6년 당시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계열사였던 금호타이어는 대우건설에 인수전에 무리하게 합류했지만, 대우건설이 어려움에 부닥쳤고, 금융위기로 인해 2009년 워크아웃을 신청하게 됩니다.
그나마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했지만, 그사이에 다른 어려움이 중국에서 싹트고 있었는데 바로 2011년 3월 방영된 '소비자의 날' 프로그램으로 인한 중국 내 리콜사태였습니다. 이날 중국 공영방송인 CCTV는 금호타이어 공장 내 재생고무의 사용비중이 규정보다 높아 안전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도했고, 추후의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났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중국 내 1위였던 금호타이어의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이후 금호타이어 내부의 여러 문제가 겹쳐지면서 현재는 중국 재생용타이어 시장에서 10위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사업상의 어려움과 동시에 중국내 증설을 위해 증가한 차입금과 경영난에도 임금인상 등을 요구했던 노조의 반복된 파업 등으로 16년 9월 결국 시장에 매물로 출회했습니다. 이후 박삼구 회장과 더블스타, 그리고 산업은행과 힘겨루기가 이어지다가, 드디어 이번 주말 법정관리를 앞두고 중국의 더블스타에 매각이된 것입니다.
그나마 이번에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더블스타도 비록 자동차는 아니지만, 버스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정상화와 함께 이들의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다시 중국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재 중국에서는 환경문제로 인해 신규타이어 공장에 대한 설립이 굉장히 쉽지 않은 상황인데, 금호타이어는 남경공장에 타이어공장을 가지고 있고, 미국에서도 16년 5월 가동된 조지아 공장의 가동률 상승을 통해 일정 부분 실적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의 전제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노조와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금호타이어는 금요일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의 인수 기대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시가총액이 7300억원 수준입니다. 근데 재미있는 점은 우리나라 1위 업체인 한국타이어의 시가총액이 6.6조이고, 연간매출이 6.8조로 PSR 1배수준인데 비해, 금호타이어의 매출은 2.8조원으로 PSR 0.26배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금호타이어의 벨류에이션이 현저히 저평가되어있는 거죠. 이는 반대로 얘기하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진다면 1위 업체의 벨류에이션까지는 못 받겠지만, PSR 0.8배까지는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되고 업황의 호전 없이도 3배의 상승이 가능함을 뜻합니다.
물론 이익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타이어가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PER 벨류에이션을 활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18년 예상 기준으로 한국타이어는 8배 중반수준이고, 금호타이어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인 14년 기준의 순이익 1316억을 기준으로 5.5배 수준입니다.
2014년 금호타이어의 재무제표를 보면 매출 3.4조원에 영업이익 35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0% 수준이나, 당시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15% 수준이었습니다. 그만큼 비용구조가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흠입니다. 또한, 금호타이어는 높은 차입금으로 이자비용이 연간 1000억원 이상이기 때문에 순이익이 매출대비 현저히 낮습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를 분석할 경우 경영정상화를 통한 이자비용 감축과 비용의 효율화 여부의 선제적 확인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1위 타이어 업체인 한국타이어는 17년 2~3분기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주요 원재료인 고무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타이어 업체들의 영업환경은 개선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전 글로벌 타이어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오던 중국의 재생용 타이어 시장의 성장 폭이 꺾인 상황이기 때문에, 타이어 업체들을 성장주로 보기는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특히, 글로벌 수위 업체인 프랑스의 미셸린이나 일본의 브릿지스톤의 18년 예상 PER도 11~12배 사이이기 때문에, 금호타이어가 정상화 된다고 가정해도 PER은 9~10배 내외에 머무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금호타이어는 참 오랜 시간 동안 어려움을 겪어왔고, 어쩌면 새로운 출발선에 다시 섰다고 생각합니다. 업력또한 오래 되었기 때문에 쌓아왔던 기술과 노하우가 풍부하고, 중국과 미국 등에도 진출해 있기 때문에 사업의 기본적 토대는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전의 모습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사적인 경영 정상화 노력이 절실합니다. 또한,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더블스타도 중국업체의 M&A에 좋은 역사를 남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S. 투자를 권유하는 글은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