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자분들 중에서 여전히 주식투자를 통해 대박이 나기를 바라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소위 말하는 상한가 따라잡기 (상따)나 급등주 등에 투자하시거나 주위 지인분들의 '카더라 통신'을 활용한 투자를 많이 하시는데, 일반적으로 시가총액 2,000억 미만의 기업들은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고, 심지어 주식 담당자가 없거나 다른 직원이 겸직하고 있는 회사가 많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분석이 사실상 불가능한 회사가 많습니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고 투자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이런 회사는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매우 큰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투자를 피하시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주식투자를 그만두기에는 매력적인 측면이 많습니다. 주식투자의 방법이 간단하고, 양도세 등의 세금도 없거니와 실생활에서도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개인투자자라면 실생활에서 주식투자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알기 쉬운 세 가지 예를 통해 말씀드려보겠습니다.
2013년쯤, 제가 아는 분이 중국에 가기 위해 면세점에 들렸답니다. 근데 중국인들이 당시에 쿠첸 밥솥을 박스로 몇 개를 가지고 가는 것을 봤는데 하도 그 광경이 장관이라 이에 끌려 자기도 모르게 쿠첸 매장에 갔다고 합니다. 이 분도 워낙에 주식투자를 좋아하시는 분인데 실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찾는 부분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야 '고수'입니다. 꼭 어딜 가면 투자 아이디어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으신 분이죠. 그분이 매장에 도착하니 중국인 10명 정도가 밥솥을 받아가기 위해 대기를 하고 있고, 종업원분이 열심히 창고에서 밥솥을 나르고 있더랍니다. 이분의 눈이 반짝였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을 켜서 우리나라에 상장되어있는 밥솥 회사를 검색해보니 당시 쿠쿠전자는 상장 전이었고 (쿠쿠전자의 상장일 14년 8월) 눈에 띄는 것이 리홈쿠첸이었습니다. 어떻게 했겠습니까? 당시 국내 1위인 쿠쿠전자를 매수하고 싶었지만, 비상장 회사였기 때문에 리홈쿠첸에 나름 있는 돈 없는 돈 긁어 모아 과감한 투자를 감행합니다.
길게 설명 안 하겠습니다. 지금은 분할 후 '부방'으로 사명이 바뀐 리홈쿠첸의 당시 차트를 보시죠.
당시 약 5배 정도 수익이 났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무지하게 배 아프더군요. 왜 나는 그때 여행 가서 그런 것을 눈여겨보지 않았냐는 자괴감과 함께 그 분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그분은 그 후에 회사를 떠나셔서 개인 투자를 하면서 잘 먹고 잘살고(?) 계십니다. 근데 이 분의 투자철학은 지금도 비슷합니다. 본인이 보고 겪은 것에만 투자하는 철칙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 분은 B2B 사업을 하는 회사들에 대한 투자는 잘 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B2B는 회사와 회사와의 거래로 매출을 일으키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의 눈으로 그 제품들이 잘 팔리는지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분의 주특기는 'B2C'기업 투자입니다. 즉,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해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들이죠.
두 번째 얘기도 조금 오래되긴 했는데 오리온 얘기입니다.
이 회사 역시 B2C 기업이네요. 우리나라에는 초코파이로 알려진 기업입니다.
사실 오리온은 중국에 진출한 지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죠.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한 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굉장히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특히, 오리온의 초코파이는 당시 중국에선 아예 없었던 '파이' 카테고리의 최초 과자였기 때문에 중국인들의 눈에 얼마나 신선했겠습니까?
당시 중국에 출장 다니는 일이 많았던 제 친구의 얘기 입니다.
출장이 공교롭게도 중국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춘절과 겹치다 보니 중국의 모든 곳이 사람들로 번잡한 시기라 매우 짜증을 내던 친구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군요. 당시 그 친구가 중국에 갔는데 중국 내 도시 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중국의 모 공항에 앉아있었다고 합니다. 머릿속에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다는 푸념으로 가득 차 있던 그때, 그 친구의 눈을 끌던 한 장면이 있었으니 바로 한 중국인이 한쪽에 초코파이 4박스를 줄로 묶어 들고 다른 손에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모습이었습니다. 당연히 눈을 의심했겠지요. 당시 오리온이 중국에 진출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실제로 중국내에서 초코파이 상자를 본 것은 처음이었으니까요. 근데 이게 시작이었습니다. 저도 지금 그 숫자가 가물한데, 초코파이를 직접 들고 가던 사람을 10명 가까이 봤다고 하더라고요.
참고로 그 친구는 주식을 모릅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제게 그 모습을 얘기하더군요.
뭐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중국 애들이 초코파이를 먹는다는 둥 말이죠. 그래서 제가 그 친구에게 뭐라고 했겠습니까?
"야 너 여윳돈 있으면 '오리온'이라는 주식 한 번 사봐, 요즘 거기 중국에서 사업 좀 잘되는 것 같더라"
라고 했습니다. 지금 봐도 참 뿌듯하네요. 전 그 친구가 정말 투자한 지는 그 후 2년 뒤 술자리에서 알았습니다. 갑자기 하루는 전화가 오더니 술을 산다더군요. 신나게 한 잔 얻어먹고 무슨 좋은 일 있냐고 하길래, 너 때문에 용돈 벌었답니다.
빨간색 원 구간에서 오리온 주식을 매수해 3배 정도 벌었다고 하더군요. 자기도 투자한 후에 투자한지도 모르고 바쁘게 살다가 우편에 와있는 명세서 보고 알았다더군요. 둘이서 아주 기분 좋게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과자를 별로 안 먹습니다. 예전 학교 다닐 때는 참 신나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회사에 취직하고 나니 혼자서 과자 먹고 있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과감히 끊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제 친구 중엔 이런데도 불구하고 과자를 꿋꿋이 먹는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어느 날 둘이 앉아 밥을 먹는데 기분이 매우 좋아 보이더군요.
심상치 않음을 눈치챈 저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습니다.
"너, 좀 땡겼냐?"
"응? 음..응 좀 약간"
대답과 함께 저를 보며 빙그레 웃더군요. 네 맞습니다. 그 친구도 개인 투자하는 친구입니다. 왜 저같이 불쌍한 회사원 주위에 개인 투자를 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까요? 참 이것도 자신을 채찍질하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싶습니다.
그 친구 얘기가 아주 가관입니다.
그 날도 똑같이 안주로 먹을 과자를 사러 근처 가게에 갔다고 합니다. 근데 처음 보는 과자가 진열돼 있더라는 거에요. 짐작하셨을 분이 계셨을 것 같은데 맞습니다. 바로 '허니버터칩'이었어요.
그래서 그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갔는데 점원이 굉장히 당황해하며 죄송한데 그건 못 판다고 그랬답니다. 당연히 황당했겠죠. 근데 그 사연이 더 재미났습니다. 이거 사장님이 한 개 빼놓으라고 해서 빼놔야 하는데 깜빡했다고 제발 봐달라 고 사정사정 하답니다. 아, 촉이 왔던 것이죠. 이 친구도 주식에 미친 친구거든요. 검색을 해보니 3개월 만에 매출 50억 돌파했다는 기사들이 잔뜩 있습니다. 과자가 3개월에 50억이면 사실 엄청난 히트거든요. 어떻게 했겠습니까? 차트부터 보시죠.
빨간색 원이 있는 구간에서 매입해 한 300%가량 수익 났다고 하더군요. 너무 급하게 주가가 올라 겁나서 팔았다고 아쉬워 했는데 정말 한대 쥐어박아 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부러운 마음에 말입니다.
설명하다 보니 우리가 모두 실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제품들을 생산하는 B2C 기업들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IT 주식과 같은 B2B 업체에 투자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산업분석을 오랫동안 하신 분들에게는 예외입니다). 왜냐면, 그런 회사에 대한 정보가 폐쇄적인 경우가 많고, 투자자 입장에서 뉴스와 추론에 의지해야 하거든요. 조금은 타이밍이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B2C 기업은 잘 팔리는지 확인만 하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됩니다. 제품의 매출이 바로 주가거든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이기는 게임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어느 누가 갑자기 어떤 제품을 추천해서 좋다고 엄지를 치켜들거나, 백화점에 갔는데 사람들이 너 다나도 모여있다거나 하면, 꼭 한번 주의를 기울여 보시기 바라고, 더 나아가서 한 번 사용해 보시기를 적극 권합니다. 주식투자는 우리와 멀리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