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참 힘든 하루였습니다.
아마 주식에 투자하고 계시는 많은 분에게 어제는 뇌에서 지우고 싶은 하루였을 것 같습니다.
뭐 그렇습니다. 주식시장에 관심을 두고 보고 계신 분들이라면 어제 같은 변동성 발생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공감하시겠지요. 뭐 다른 일로 주의를 돌리려 해도 아래로 꽂히고 있는 지수들을 보니 모니터에서 눈을 떼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항상 시장에 너무 빠지지 말자고 다짐을 하며 사는데도 어제 같은 장에서는 아직 자유롭지 못한가 봅니다. 반성 많이 했습니다.
어제 같은 날은 동료들의 모습도 다르지 않습니다. 입을 살짝 벌린 채 모니터만 응시하면서 한숨 소리만 흘러나옵니다. 맞아요. 대응할 방법이 없습니다. 과감히 매도로 전환해 앞으로의 주식시장을 대비하는 것은 제 손의 쥐어진 한 줌 희망 조각 때문에 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금감원이 올해부터 테마감리에 포함한 '개발비 인식 적정성' 이슈 및 조금은 더 엄격해진 회계법인들의 감사 과정으로 인한 관리종목이 다수 발생하면서 더욱 개인투자자를 힘들게 한 하루였습니다.
전 가끔 산속에서 오두막을 지어놓고 옆에서 흐르는 냇물 소리를 듣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하늘을 보고 누워 있고 싶은데요, 어제 정말 다 집어치우고 뛰쳐나가고 싶더군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만약 제 옆에 계셨다면 두 손을 마주 잡고 어제 봤던 드라마의 흥미로웠던 부분을 안주 삼아 술 한잔했을 겁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FOMC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늘어나지 않았고, 내년과 내후년 점도표의 일부 상향은 어차피 경제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올해의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지수 목표치를 작년 말과 같은 1.9%로 제시했기 때문에 오히려 변동성이 줄어든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목요일 주식시장의 흐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예전 같으면 한 발짝 물러섰을 것 같은 중국이 트럼프의 500억불의 관세 부과 결정에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목요일 오후부터 시장이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예상한 시나리오긴 하지만 생각보다 중국의 조치도 미국에 타격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정교했습니다. 마치, 이 상황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중국은 미국은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많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두와 수수, 돈육 등에 15~25% 가량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제는 두 나라가 군사적으로도 남중국해에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무역 전쟁으로 촉발된 두 나라의 감정싸움이 단기적으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트럼프는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미국민만을 위한 파퓰리즘 정책을 펼쳐야 하고, 시진핑 주석은 앞으로 연임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적 조건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강한 중국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겠습니까?
미국은 중국과의 힘 싸움을 위해서 동맹국들에 대해 철광과 알루미늄 관세를 제외해주면서 같이 대응하자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철강 관세에서 제외된 우리나라는 제 2의 사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머리를 잘 써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치적 문제는 주식시장에 있어서 최악의 재료입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고 언제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는 정치적 변동성을 아주 싫어합니다. 자금의 출입이 용이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는 언제나 그랫듯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선 팔고 보자는 매도 욕구가 나타나면서 23일 금요일에 선물을 7000계약 가량 시원하게 팔고 나갔습니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강하게 나타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선물 매도가 강하게 나타나면 코스피200지수 (현물)이 코스피200지수(선물)보다 고평가가 됩니다. 그럼 차익거래를 신나게 하시는 우리 증권사에서는 고평가된 것을 팔고 저평가된 자산을 팔기 때문에 저평가된 코스피200지수 (현물을) 팔겠죠. 그러니 추가적인 하락을 더 불러오는 것입니다. 어제 시장을 보면 '금융투자'가 3700억을 매도했군요. 물론 우리 불쌍한 개인은 7500억 가량을 매수하며 이 물량을 받아냈고요. 뭐 다른 요인이 있겠지만, 대략적인 원리는 이렇습니다.
다음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우선 23일 미국 시장은 다시 한 번 하락하면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유를 찾아보니 여전히 미국과 중국이 누구의 근육이 더 큰지 서로 확인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글쎄요, 근육비교만으로는 이 무식한 공갈로 점철된 싸움이 끝날 것 같지는 않네요. 미국이 북한의 코피를 한 번 내려고 했던 작전의 대상을 북한에서 중국으로 바꾸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이번 사태가 조금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정치적 문제라 시기에 대해서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다만, 올해 2월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을 주름잡았던 금리 인상론은 단기적으로는 좀 들어갈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슬금슬금 오르고 있는 유가도 잘 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우디 왕세자가 미국을 방문하면서 그의 구미를 시원하게 맞춰주고 있거든요. 아람코와 한배를 탄 사우디 입장에서 유가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바이오에 관한 글은 다음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고 싶습니다. 다만,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어요.
변동성이 큰 주식을 매매하실 때 절대 미수, 신용 등을 쓰시면 안 됩니다. 정말이에요. 이것만은 꼭 지켜주세요. 수많은 유명 투자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제가 죽어서도 열릴 것이기 때문에 오래 버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생 뭐있어?'라는 투자 발상은 제발 버리세요. 22~23일 이틀간 20% 이상 하락한 바이오 종목들로 괴로워하고 있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주말에는 마음속 저 끝에 있는 먼지 한 조각까지 지울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잊고 즐거운 생각만 하며 쉬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