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뜨거울 때마다 고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투자자들 입에 오르내리는 지표 하나를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바로 워렌버핏의 "GDP 대비 시가총액의 비중"입니다.
워렌 버핏이 약 17년 전 잡지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이 주가의 벨류에이션을 판단하는 좋은 장기지표라 밝히면서 이 지표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약 6년 가까운 박스권을 작년에 멋지게 돌파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GDP대비 비중은 어떻게 될까요? 또한, 장기 시계열로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의 증시를 고점으로 봐야 할까요?
아래 차트를 같이 보시죠
IMF가 발표한 GDP 데이터와 우리나라 증시의 시가총액의 비중을 1980년부터 그려보았습니다.
위의 차트를 보시면 1980년부터 GDP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 비중은 지속해서 상승을 해오다가 1999년에 큰 진폭을 보였는데, 이는 IT버블로 인한 코스닥 시장의 폭등 때문입니다. 이후 코스닥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해당 비중은 0.5수준으로 회귀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점진적으로 상승해 0.9수준에 도달한 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다시 0.6수준으로 하락한 후, 2010년 초부터 1.0 이상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약 6년간의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면서 GDP대비한 시가총액의 비중은 0.9에서 1.0 수준의 등락을 반복하다가 최근 코스피 시장이 한 단계 레벨업 하면서 1.2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입니다.
물론, GDP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120%까지 올라왔고,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수준이니 버블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두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주식시장의 태동기인 1980년부터 지금까지 GDP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계속 상승해왔다는 것입니다.
경제의 발전으로 인한 산업 고도화와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기업의 수와 규모가 늘어나면서 시가총액의 비중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는 약 150% 정도입니다. 즉 이 비중이 상승한다고 해서 무작정 버블로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두 번째는 다른 국가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과 비교해서 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17년 기준 홍콩 같은 경우 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1,600%가 넘습니다. 글로벌 가장 선진국인 미국의 약 10배 수준인데요, 그럼 홍콩 증시는 엄청난 버블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는 홍콩의 전략적 선택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콩은 증시에 외국인이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여러 중국 본토 대기업들을 입성시키며 금융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전략적 선택을 했기 때문에 GDP대비 홍콩 증시의 시가총액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 비중이 높고, 한국이 일정 기간을 두고 따라가고 있는 일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7년 기준 일본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은 약 130% 수준입니다. 즉, 우리나라와는 약 10%가량의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의 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10%포인트 상승한다고 가정한다면, KOSPI 지수가 2,700포인트가 됩니다.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을 3%로 고려했을 때 18년 예상 GDP는 약 1,650조원이고, 이의 130%에 해당하는 시가총액 수준은 약 2,140조원입니다. 이를 지수로 환산 시 약 2,700포인트 수준입니다.
2월 20일 종가 기준 KOSPI 지수는 약 2,415포인트이기 때문에, 2,700포인트까지는 약 12% 정도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추론에 근거한 계산이고, 산업의 고도화로 인해 GDP대비 시가총액의 비중이 변화해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증시 고점에 대한 감을 잡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