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에 대한 단상] 영원할 것 같던 멋진 사람들에 대한 실망감 - 무균실에서 사는 사람들과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사람들.

vimva(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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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다분히 주관적이고 사전 정보가 없이 쓰는 온전히 감정적인 글이므로, 불편한 스티미언들은 지나가주시기 바란다. 그 어떤 비판도, 옹호도 받아들이겠지만 별 다른 답변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스팀잇을 그렇게 오래하진 않았지만, 마치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지구상에 전쟁이 없던 날이 하루도 없었다는 말 처럼(비유적인 표현인지 통계적인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스팀잇에도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엔 이슈가 생길 때마다 글도 꼼꼼하게 챙겨보고 논의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지금 처럼 서로 이성과 논리, 소통 보다는 자신들의 주장과 신념, 감정적인 의견 교류가 이루어지는 논의에 대해서는 참여하기가 조심스럽고 힘들기만 하다. 힘이 빠져 논쟁적인 글들은 물론 다른 글들 조차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요즘 여기저기 나돌아다녀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 ^^;).

전후사정 다 모르고 온전히 요즘 경험하는 "느낌"에만 근거해 글을 써본다. 평소 이런 글을 좋아하진 않지만 이렇게라도 쓰는 것이 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 이기 때문이다.

5월 스팀잇에 가입한 이후 처음 쓴 인사글에 보상이 12달러가 찍히고, 많은 사람들이 반갑다고 댓글을 달아주었다. 당시(지금도) 변변한 수입이 없었던 나에게 12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반겨주기까지하는 스팀잇은 평소 꿈꿔왔던 이상향에 가까웠다. 이후 여러 밋업들, 그리고 많은 스티미언들의 글을 읽으며 '이 곳엔 현실의 사회와는 다르게 정말 존경할만한 사람들, 그리고 어른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들과 평생 동안 교류하며, 그들이 올바르게 걸어온 길의 뒤를 따라 걷고 싶었다.

그러나 올해 11월 쯤이었나, 몇 명의 사람들의 탐욕스럽고 뒤틀린 본성을 목도하게 된 이후, 조금씩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쯤에서 나도 분노에 가득찬 글을 적어보고 싶었으나, 이미 분노한 사람들의 역류가 스팀잇에 쏟아져나오고 있었으므로, 나까지 거기에 보탤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에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 12월 초, 오랫동안 준비하던 시험에 합격한데 더해 암호화폐 시장에 호황이 왔다. 내가 갖고자 하는 두 가지를 모두 성취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기뻐 스팀잇에 돌아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스팀잇에는 온갖 추한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암호화폐 시장의 광기어린 상승이 사람들의 눈을 가로막았기 때문일까? 평소 존경하고 스팀잇의 가치를 내세우던 어떤 어른들은 추악한 자신의 탐욕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또 어떤 어른들은 결벽증에 가까운 태도로 스팀잇을 윤리적 무균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무던히도 하는 듯 했다. 나는 이 두 충돌이 서로의 빛과 그림자이며, 색깔만 다르지 결국 똑같은 본질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는 두 눈을 가리고 두 귀를 막고, 그저 평소 교류하던 사람들과 재미있게 스팀잇을 해나갈 것이다. 어차피 이 사단도 시간이 지나면 언제나처럼 지나갈테니 말이다. 그저 나는 사람들이 스팀잇을 모두가 선하고 이데아적 이성을 가진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처럼 광기어린 탐욕을 추구하는 것은 우리가 잘 길러온, 그리고 당신네들이 영양가 좋은 음식을 고생해서 먹여놓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라는 것을 조금 빨리 깨닫는 것을 조용히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