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한다. 특히 해외여행.
정확히 말하자면,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하게 된 거지.
20대 중반 까지만 해도 여행을 가면 전날에 잠도 못자고 그랬었다.
그런데 이제는 여행 가느라 돈 쓰는 것도 싫고, 가서 뭘 봐도 별 감흥도 없고... 여행 다닐 시간에 잠이나 푹 잤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인드로 바뀐 거다.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얼마 전 여행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더라'는 얘기를 하던 중, 위와 같은 내용을 말했더니 '그렇게 살 거면 왜 사니...' 라니 표정으로 바라보더라는 슬픈 전설;;
음... 근데 진짜 반성을 하게 된다.
난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그 눈빛이 맘에 걸려서였을까?
아니면 창업에 실패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던 '해외 여행을 가겠다'던 계획을 2 년 째 미루고 있던 참이라 그랬을까
'그래, 가자!'고 생각한 지 불과 4일 만에 나는 상하이 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었다.
해외 자유여행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기에, 나는 거의 처음 소풍 가는 유딩과도 같은, 또는 백지장과도 같은 상태였다.
중국은 비자가 필요한데(심지어 패키지로 중국 여행 다녀온 적이 있음에도 그걸 몰랐음) 비자도 발급 받지 않았고, 여권은 어디 뒀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비행기 티켓도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고... 발권은 어떻게 하는 거지? 등등등
아 잠깐만... 어지러워@.@ 여긴 어디? 나는 누구? @.@
마치 고딩 기말고사 수학시험 시간에 받아든 시험지를 보는 듯한 이 막막한 기분은 뭐지...?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떠나다 보니 그야말로 대혼란이었지만, 그래도 그동안 살면서 경험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있었기에 그냥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니 척척 잘 진행되긴 되더라...
암튼 그렇게 준비를 하면서, 갑자기 중국에 출장을 자주 가는 사업가 친구가 생각났다.
혹시 시간이 맞으면 하루 정도 보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연락을 했는데 마침 자기가 중국에 있으니 내 여행 일정에 맞춰서 출장 일수를 늘리겠다고 한다. 우왕ㅋ굿ㅋ
안 그래도 생존 중국어마저 다 까먹은 상태라(대만에서 6개월 살았었지만 오래 돼서 다 까먹음) 가서 생존은 할 수 있으려나 걱정하던 차에, 친구와 함께 여행도 하고 가이드도 받을 수 있게 된 셈이었다. 개이득.
사실 나도 당장 떠나고 싶었지만, 요즘 형 사업을 돕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미룰 수 없는 스케쥴이 잡힌 터라 어쩔 수 없이 여행을 5일 일정으로 잡았다.
그 런 데...
비자를 우편으로 신청한 바람에 내 생각보다 비자 접수가 이틀 늦어져버렸고, 출국 예정일이 지나서야 비자를 받아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두둥!)
지금이야 편안하게 말하지만, 당시에는 진심 육성으로 '기야아아악!' 이라고 소리지를 뻔할 정도로 엄청난 스트레스 상태였다. 이거 시트콤에서나 보던 비행기표 찢는 상황인가? 내돈! 마이 머니! 갸아악ㅠ.ㅠ
등등의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그 때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