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스스로 사랑하기 (배움편)
공자님에게 배움이란 (논어 14편 헌문 46장)
原壤夷俟 子曰 원양이사 자왈
幼而不孫弟 유이불손제
長而無述焉 장이무술언
老而不死 노이불사
是爲賊 시위적
以杖叩其脛 이장고기경
原壤(원양)이 편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려서는 불손했고,
커서는 이렇다 이룰만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늙어서는 죽지도 않으니,
이는 도적이구나.
(그러고는) 지팡이로 (원양의) 종아리를 툭 치셨다.
원양은 공자의 오랜 친구입니다. 공자님도 농담을 좋아하셨나 봅니다. 물론 농담 속에 자신과 오랜 친구인 원양을 나무라는 자아비판이 담겨져 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이 대부분 이렇게 생활합니다. 이렇다 이룰만한 일을 한 것도 없고, 늙어서도 이룬 일도 없으면서 오래만 살려고 하고...공자님은 도적에 비교를 하셨습니다.
개인적인 기분도 그렇습니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이룬 것도 없고 왜 사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노력을 열심히 하지도 않고 있는 것 같해서 그런데 이렇게 오래 산다는 것은 도적질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의도적으로 도적질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차라리 나보다 더 좋은 사람에게 시간과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하지도 못하지만 아쉬움에서 나오는 생각들.
47장 배움과 성공
闕黨童子 將命 궐당동자 장명
或問之曰 益者與 혹문지왈 익자여
子曰 자왈
吾見其居於位也 오견기거어위야
見其與先生幷行也 견기여선생병행야
非求益者也 비구익자여
欲速成者也 욕속성자야
궐당 지역의 젊은이가 명을 전하러 찾아왔다.
누군가 "(그는) 뛰어난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지위를 내세워 처신하는 것을 보고,
그가 (어른들을 뛰따라 걷지 않고) 어른들과 나란히 걷는 것을 보면
그는 배우려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빨리 성공하려는 사람이다.
보통사람들입니다. 배우려고 하지는 않고 성공만 하려고 합니다. 그것도 고속성장, 고속승진을 하고 싶어합니다. 한탕주의입니다. 한탕에 성공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함량미달로 곧 탈락할텐데...
공자님도 한탕주의자였을까요?
자신의 고향에서는 기득권에게 밀려났고 14년 동안에 주유에서 배움도 많았겠지만 아무도 등용 시켜주지는 않았습니다. 지식이 많은 것은 다 알았지만 정치에 사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었나 봅니다.
공자님의 겸손함은 언제 시작됐을까요?
배움의 시작은 부족함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노자 도덕경 81장에서 한 장, 논어 20편중에서 한편을 읽기만 해도 하루가 충만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안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배움은 쌓아가는 것인데 숙성되지도 않은 설익은 지식을 퍼내서 블로그에 올리기 바쁩니다.
도덕경이나 논어를 읽으면 하루 종일 심사숙고 할 화두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해한 배움의 시작은 부족함입니다.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배움이 즐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부족해야 채우게 됩니다.
자신이 많이 알고 괜찮다고 생각이 들면 적당히 살게 되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러고 사는데 뭐 내가 특별하다고 유난을 부리려고 하나" 라는 생각이 들면 배움은 멀어집니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껴야 배우고 싶고 겸손해 집니다. 자신이 괜찮은데 예의상 겸손해 한다면 그것은 가식입니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껴야 합니다.
노자 도덕경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아주 큰 모퉁이는 모퉁이가 없다고" 아주 큰 모퉁이를 보려면 보는 사람이 커져야 합니다. 작은 사람이 큰 모퉁이를 볼 수 없습니다. 작기에 자신이 부족한 것을 모르고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아니면 한가지 아는 것을 매일 반복하는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지구가 둥글다고 하지만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 수 없습니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목격하려면 지구 밖으로 나가야 보일 겁니다.
진정한 겸손은 자신이 부족해서 부끄러워야 합니다. 그래야 배움도 청하고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게도 되고.
사람은 태어나면 한양으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큰 곳에서 놀아야 시야가 넓어진다는 뜻일 겁니다. 유학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넓은 세상에서 견문을 넓히는 겁니다.
내가 생각하는 배움이란 넓게 볼 수 있는 안목,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 그리고 배워도 항상 부족하다는 겸손을 배우는 겁니다.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작년 출장 중에 LA에서 달리기 모임에 참가했습니다. 연락이 되서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시는데 새벽 5시에 오라고 해서 문화적인 차이를 느꼈습니다.
LA는 항상 날씨는 좋고 나무가 없어서 햇빛을 피할 곳이 없으니 해가 뜨기 전에 시작하고 달리기를 끝냅니다. 신기했습니다. 새벽 5시에 모이다니...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그런 겁니다. 보고 경험하고 느껴야 합니다. 배움이라는 것이 그런 것은 아닐까 합니다.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경험해보지 않으면 자신의 부족함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토론토는 반대로 합니다. 겨울에는 추우니 해가 떠야 시작할 수 있고 한 여름에도 10시까지는 괜찮습니다.
배움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겁니다. 몸으로 배우는 것, 머리로 이해하는 것, 마음으로 느끼는 것. 이렇게 세가지가 융합돼서 종합적인 지식이 쌓여야 배움이 숙성돼서 생활에 적용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