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쯤에는: 집착에서 벗어나기 (욕심과 탐욕)
제사보다는 잿밥에
명상을 열삼히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열심히가 아니고 아주 열삼히...
명상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이 너무 편해질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궁금도 하고 너무 좋아서 자주 하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명상을 시작한 이유를 잊고 그 편안함만을 찾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편안해지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곳에 머무르기만 하면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제사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게 되는 겁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명상을 시작한 것은 깨달음을 얻는 수행의 수단으로 시작한 것이지 편안함을 찾으려고 시작한 것은 아닌데 자꾸만 편안함에만 빠지게 됐습니다. 자꾸 편안함을 찾으려 하니 그것이 불편으로 다가오고 편안함은 멀어지면서 편안함에 대한 집착만 커지게 됐습니다.
수행을 하다 보면 신통력 같은 것은 얻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통력이라는 것이 수행을 하다 보면 얻는 보너스 같은 것인데 보너스에 집중을 하다 보면 이단으로 빠지게 되는 겁니다.
내가 만난 편안함도 보너스 같은 것이었습니다. 사는 과정 중에서 만난 쉼터이지 목적지가 아닌데...
기독교에는 안수 기도가 있습니다. 신의 사랑을 안수라는 기도로 전달 받고 병도 고치고 하는데 이것도 보너스인데 보너스가 기독교의 본질인 것처럼 생각하면 이단이 될 겁니다.
본질에서 멀어지다 보면 자신을 잊게 되는 경우들입니다. 나는 이런 것들을 집착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본질을 잊고 보너스에 집중하는 행동들입니다.
골프를 치다가
가끔 드라이버가 보통 때보다 20-30야드 멀리 날라갈 때가 있습니다. 실력이라고 하기 보다는 자주 하다 보니까 가끔 모든 것이 다 이뤄져서 골프 신이 보너스를 주는 것인데, 이것을 잊지 못하고 그때의 모든 것을 반복하고 싶어서 이것 저것을 해보지만 힘만 들어가고 엉망이 되는 경우들을 경험합니다.
이것도 집착입니다. 자신의 실력이 있고 가끔 기적이라는 것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나의 드라이버 거리는 200에서 220 야드인데 그것보다 더 멀리 보내려는 미련한 짓을 합니다.
몇십번에 한번 벌어지는 것은 실력이 아니고 운인데...250야드에 집착을 합니다. 드라이버를 멀리 치면 분명히 좋지만 집착을 하다 보면 총체적 난국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기적을 바라는 것과 뭐가 다를까?
자신의 실력을 과대평가하고 몇십번에 한번 가능한 것을 자신이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믿는 것은 기적이 벌어지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더더군다나 아주 중요한 시간에 기적을 바라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중요한 시간에는 기적보다는 실현 가능한 자신의 능력을 믿어야지...
이런 것들이 집착이라고 생각합니다. 욕심과 탐욕에 차이가 무엇일까요?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원하는 것은 탐욕입니다. 자신이 노력하면 할 수 있는 것을 원하는 것은 욕심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욕심도 노력 없이는 탐욕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자신이 직접 노력해서 욕심을 부리는 것은 집착이 아니지만 자신은 하지도 않으면서 아니면 자신이 아니고 다른 사람에 대한 변화는 탐욕이며 집착이 됩니다.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천명지위성
天命이라고 하는 것은 '대자연인 天地가 나에게 명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命이란, 일방적 명령이 아니라 '인간과 천지간의 상호교섭' 으로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본성은 도덕적 규정의 대상이 아니다.(본성을 정의하는 것은 그 자체가 편견이며 철학적 관념으로 한정하는 것) 인간의 본성 '性'이란, 끊임없이 하늘과 교섭하는 과정 process 일 뿐이다. (性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연과 연동하는 소통의 과정) 인간은 인간 스스로의 본성을 규정하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하늘이 명령하는 것, 그것을 일컬어 사람의 본성이라고 한다."
(출처) 중용_제3강 천명 (天命) 이란 무엇인가?|작성자 녹명
자신의 본성을 찾는 것 즉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천명이라고 나름대로 해석하고 싶습니다.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란 운명을 개척하고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이 같고 태어난 본성을 받아들이고 그냥 사는 것은 아닐지.
내가 이해한 천명
내가 태어날 때 우주가 선물한 나의 본성이 있습니다. 그것이 천명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우주가 선물한 나의 본성대로 살아가는 것이 천명을 실천하는 것인데 자꾸 내가 아닌 다른 나로 살고 싶은 많은 날이 있었습니다. 그러고 살았던 것도 나의 천명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본성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성격
체형
마음 씀씀이
자신을 제대로 알려면 즉 천명인 하늘의 뜻을 곡해하지 않으려면 자신을 잘 알려는 무엇인가 해야 할텐데.
사람마다 천명이 다를 수 있고 그래서 다른 삶을 부러워 하거나 카피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걸어야 하는데. 곁눈질을 할 필요가 없는데.
만일 하늘을 의인화 한다면 각자마다 할 일이 있어서 다들 다르게 생기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게 보냈더니 서로 같아지려고 살고 있다면 하늘은 황당할 겁니다.
해야 할 일은 안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꼴입니다.
집착을 하지 말고 깨어 있다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말라는 것이고 항상 변하고 있는 우주처럼 지속해서 상호교섭을 해서 자신의 일을 잊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일을 탐내는 것은 멈추고.
자신을 알게 되면 자신의 일도 무엇인지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일을 더 잘하고 싶은 것은 욕심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일이 아닌 것을 잘하고 싶은 것은 탐욕이 됩니다.
욕심은 열심히 하면 가능하지만 탐욕은 열심히 하면 할수록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