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에는 그 도시를 상징하는 광장이 있다. 마요르 광장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공공장소로써 237개의 발코니를 가진 3층 건물에 둘러싸여 있는 129m x 94m의 직사각형 광장이다. 한복판에 있는 말을 탄 청동동상은 펠리페 3세이다. 광장은 9개의 문을 통해 마드리드 중심거리와 연결되어 있다.
광장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광화문광장과 어릴 때 읽은 최인훈 소설 광장(廣場)이 떠오른다. 오 천년 한국역사에서 가장 역동적인 근대를 살았던 한 청년 이명준의 삶을 통해 역사와 민족의 문제, 이념과 진정한 인간적 삶의 방향 등에 대한 탐구를 그토록 절실하게 그린 작품은 없다고 생각한다.
광복 직후 남북의 분단된 상황 속에서 남과 북 어디에서도 정착할 수 없었던, 고뇌하며 방황하는 한 청년 지식인을 통해 이데올로기가 개인의 의지를 처참하게 망가뜨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사회적 활동을 영위하는 공간인 광장과 개인적인 공간을 의미하는 밀실의 두 개념을 사용하여 남과 북의 정치현실을 비판하고 있다. 타락과 방종에 가까운 자유를 추구하는 남쪽을 밀실로 이념을 빙자한 부자유와 신념 없는 북한을 광장에 비유했다.
하여튼 어릴 때 읽은 이 소설의 충격은 너무나 커서 지금도 뇌리에 박혀있다. 자살로 끝낼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시대상이 지금의 혼란한 정치상황과도 무관하지 않게 생각된다. 이념이 개인의 자유를 말살하면 안 된다. 이념이나 사상이 개인의 자유를 구속하고 개인의 의지를 짓밟아서도 안 된다.
지금도 이데올로기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박해하고 죽이고 있는가? 나와 다른 사상이나 종교를 가진 사람은 원수보다 다 나쁜 사람으로 취급하는 게 인간이다.
30분 가량 마요르광장과 주변 거리를 부리나케 둘러보고 20시경 호텔로 와 방 배정을 받았다. 방 한가운데 수준있는 그림이 한 점 걸려 있는게 특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