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가심으로 먼저 예쁜 그릇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오늘 구입한 그릇입니다
본론으로 들어 갑니다
원래 기가 막히다 와 깃구멍이 막히다,,를
우린 흔히 귀로 잘못 오해하고 쓰곤 합니다
氣가 지나다니는 통로가 깃구멍이지요
저는 오늘 기가 아닌 귀로 하겠습니다
지금 저는 귀가 막히고 코가 막힐지경입니다 사실 하루는 스팀잇 쉬어 가려고 했는데 너무 황당한 사건이 있어 함께 나눠 보려구요
한 달 전부터 '영화보러 가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대공원으로 꽃구경 하러 가자' 졸라대는 셋째의 요청을 계속 무시해 왔습니다 물론 엄마 바람 쐬어 주고 싶어 그런다는 것도 남자 3호의 지갑이 열리는 일이라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너무 귀찮아서요
미안했지요 하여,
아까 저녁나절 음악학원에서 연습 중인
남자3호에게 톡을 넣었습니다
약간 샛길 ~ 요즘 몸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영월에 사는 지인이 제가 좋아하는 닭발 전문집에서 닭발을 샀다며 실컷 먹고 기운 차리라고 15인분이나 보내셨습니다
4일전부터 어제까지 밥도 안 먹고 3일을
닭발만 먹고 자작한 약간의 국물로는 애들 볶음밥을 만들어 줬지요 참기름 넣고 김가루는 마트에서 파는 소금간 돼 있는 걸 대신 하고 계란 반숙 하여 볶음밥에 올렸어요
이건 애석하게도 사진을 못 찍었네요
매운 것을 계속 먹으니 속이 부대끼고
입맛도 밥맛도 없고 고민하다가 보낸 톡이었어요 남자3호 여친이랑 셋이서 먹으려구요
제가 남자3호의 여자를 잘 데리고 다닙니다 선물도 잘 사주고요 그런데 이 착한
남자3호의 여자는 일을 마치고 귀가 해 집 비운 엄마 대신 저녁준비를 한다는 군요
그래서 둘이서 갔습니다
남자3호 - "엄마, 어디로 갈 거야?"
그의 엄마 - "구월동에 곱창 맛있게 하는 집 있어 가격은 좀 비싼데 그래도 맛이 좋아"
남자3호 - "그러지말고 그냥 가까운 데로 가자 전에 나 알바하던데로"
그의 엄마 - "대신 곱창 먹고 목욕탕 가자"
남자3호 - "싫은데 땀 묻은 옷 또 입기 싫어
내일 가자"
그의 엄마 - " 싫어 내일은 또 나오기 싫어질 거야 그럼 나 목욕할 동안 P.C방 가 있어"
남자3호 - "알았어"
합의하에 갔지만 아뿔사 그 집엔 막창만 있고 곱창은 없었습니다 하여 오픈한 지 며칠 안 돼 보이는 곱창집에 들어 갔는데 구이는 없고 전골과 볶음만 있다네요 하여 전골을 시켰습니다 저는 위가 작아 밥을 먹으면 곱창을 못 먹는 관계로 밥을 안 시켰는데 아들도 안 시키는 겁니다
"너는 밥 안 먹어?"
"어~ 난 좀 전에 연습실에서 배고파서 볶음밥 시켜 먹었어"
이런~~ 엄마 뭣 좀 먹이겠다고 식사를 마쳤음에도~~쫌 감동이었습니다
전골이 나왔고 앗~~진짜 맛이 느므느므 없는 겁니다 다행히 소곱창은 질기지 않아서 억지로 곱창만 골라 먹었는데 사이다를 주문하니 서비스라네요 ㅎㅎ
목욕탕엘 갔습니다
시간은 밤 10시
혹시나 해서 여쭸습니다
"세신하시는 분 계시지요?"
집안에 일이 있어 오늘은 일찍 들어 가셨다네요 피씨방으로 향한 아들에게 부랴부랴 전화해 내려 오라 하고 집근처 다이소에 갔습니다 분무기 사러요 아, 근데 그릇이 너무 이쁜 겁니다 제가 이쁜 그릇에 맥을 못추거든요 오늘 득템입니다
마트에서 장 보고 집에 와서 정리하고
대파 3단 손질해 씻어 쟁반에 올려 놓고
엊그제 카지노 놀러 가고 싶다며 정선에 갔던 남편이 제 작업실 앞에서 캐 온 쑥이랑
질경이를 다듬어 씻어 채반에 올려 놓고
좀 쉬려는데 옥탑방주인인 남자3호가 엄청 큰 일이 난 목소리로 급히 불렀습니다
(저의집은 복층입니다)
제가 쑥국을 무진장 좋아합니다
"엄마~엄마~~~빨리 좀 와 봐~~~!!!"
저는 수돗물이 터져 방이 물바다가 됐나
후다닥 올라 갔더니 <그런 상상을 하게 할만큼 다급하고 큰 소리로>
"엄마, 내 방에 바퀴벌레 1한마리가 돌아 다녀 엄마가 좀 잡아 봐"
세상에나 '얘~~ 얘~~- 내가 아무리 늙었어도 나도 여자야~~~ '소리 치고 싶었지만
화장지를 뽑아 바퀴벌레인지 뭔지 모르는 벌레랑 숨바꼭질 끝에 잡았습니다
"엄마 걜 어쩔려구?"
차마 직접 망나니는 될 수 없어서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습니다
남자3호 오돌오돌 떱니다
"엄마, 이제 어떡해 1마리 보이면 몇백 마리가 있는 거라던데 나 잘 때 얘들이 옆에서 기어다니면 어떡해 엄마, 내일 세스코 부를게 그리고 우리집 내놓고 이사 가자"
세상에 호들갑도 저런 호들갑이 없습니다
이사온 지 이제 8개월쨉니다 그런데 이사를 가자고 졸라댑니다
"세스코 부르면 평당 만원쯤 할까? 엄마, 우리집 몇 평이야?" 내일 당장 부른다네요
"엄마, 나 이제 위에서 못 자. 나 안방에서 잘 거야 엄마가 아빠랑 위에서 자"
그러더니 오늘부터 고2학년 첫 중간고사를 보기 위해 공부 중인 막둥이를 부릅니다
"재림아, 형아방 가서 이불이랑 메트리스 다 털어 봐 바퀴벌레 있나. 먼지 나니까 탈탈 털지는 말고 들어만 봐"
막둥이 임무수행 완료 후 "형아, 벌레 없어" "잘 봤어?" "어~~ 나 들어간다"
너무 놀란 남자3호를 안심 시키려고
"그거 바퀴벌레 아니야 그냥 벌레야" 했더니(사실 저두 잘 모릅니다)
남자3호 "아까 변기 내리지 말고 그냥 둘 걸 내일 세스코 오면 확인하게"
갖은 호들갑은 있는대로 다 떨고는 진짜
안방에서 자고 있습니다
오늘 신랑은 시어머님 오빠 추도식이라
시어머님 모시고 멀~~-리 가서 내일 오거든요
저는 역시 맘에 안 드는 곱창 먹고 체해서
벌레처럼 제 뱃속의 곱창도 변기 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저런 것이 뭔 내년에 장가를 가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남자3호는 26살인데 그의 여자는 28살 즉 2살 연상이라 30살까진 출산을 해야 애 머리가 좋다나 뭐라나
거기다 앞으로가 지들 때보다 살기 더 힘든 세상이 될 거라서 그나마 I.Q라도 좋게 낳아줘야 하기 때문에 내년엔 꼭 장가를 가야겠답니다 저는 참 우습기만 한데 지들은 정말로 진지합니다
28살인 남자3호의 여자 수정인 세상의 때가 하나도 안 묻은 애 같습니다 저를 보러 올 때도 꼭 꽃을 사다 줍니다 생일 땐 직접 케잌을 만들어다 주고요 눈도 꼭 사슴 같습니다 또 아들이 군에 있는 동안 틈틈히 찾아와 저랑 놀아줬지요 그리고 길 가다 아들이 뭘 버리면 얼렁 주워서 "길에다 쓰레기 버리면 하나님한테 혼 나"라고 말한다네요 쓰레기 버리는 것을 나쁜짓이라고 생각해서 나쁜짓은 무조건 하면 안 된다고 굳세게 믿고 있는 참 예쁜 아인데요
저 천둥벌거숭이 같은 것들 둘이서 무슨
결혼을 해서 애를 낳고 살림을 하겠다는 것인지 저는 사실 그 생각만 하면 시름이 깊어집니다
#......오늘 이웃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은 '슈만의 아름다운 5월에 중 시인의 사랑'입니다
■슈만 - 아름다운 5월에 중 시인의 사랑 ■여기를 클릭하면 음악이 나옵니다
&......T.S엘리엇의 잔인한 사월이 아니라도
4년 전부터 우리는 4월이 잔인하게 느껴집니다 그 사월을 건너 오늘부터는 장미의 계절이라는 오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장미꽃을 부르는, 눈치도 채지 못하게 여린 비가 내립니다 차창에서 보왔지요
오월의 시작이 좋습니다
종전소식에 이어 반가운 소식들이 암탉이 알을 낳듯 했으면 좋겠습니다
고 김영삼 대통령께서 말씀하셨지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구요 별별 일들이 많았지만 결국은 평화통일이 되려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