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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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조나단 노엘에게는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눈에서 벗어날 자유가 중요하다. 아내와 부모와 동생을 잃고 사람들의 눈초리를 받던 그의 어린시절,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했었다. 그래서 30년 가까이 은행에 보초를 서며 가능한 타인의 눈이 띄지 않게 살았다. 매일 똑같은 업무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착실했고, 복종했고, 욕심내지 않았다.

그렇게 마음 한켠에는 다른 사람을 피해 견고하게 자신의 방을 만들어 타인과 나를 구분짓고, 멸시했다. 같은 건물에 살며 '어느 건물 관리인'과 다를 바 없이 피둥피둥 살찐 로카르 부인. 웨어터와 레스토랑에 한가로이 밥을 먹는 사람은 한심한 사람들, 매연을 내뿝는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인간들, 고민도 슬픔도 없이 공원에서 배변을 처리하며 처참할뿐이라고 생각하는 방랑자들을 그의 눈으로 본다.

역겨우리만큼 싫은 비둘기를 만나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고 끔찍하게도 자살을 결심한 후 눈을 뜬 아침, 비가온다.

그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나가서 어렸을때 했던 것마냥(책 제일 앞부분에 나온다) 아이처럼 빗물을 풍덩 풍덩 튀기며 집으로 돌아온다. 로카르 부인의 커피향을 느끼고, 산뜻한 복도와 어디에도 없는 비둘기를 본다. 다행이다, 고 생각한 결말.

결국,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가 비둘기를 소재로 선택한 것도 이 넓은 도시 어디서든 볼 수 있고, 언제나 지저분해서 모두가 피하고 싶어하는 비둘기에대한 일반적인 편견때문이 아니였을까.

조나단 노엘을 나는 마치 그런 비둘기를 대하는 기분으로 느껴왔다가, 결국에 이건 남의 이야기가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이야기가 아닐까.. 꾸역 꾸역 살아가고 있으면서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둘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