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 심각해! 심각해도 너~~무 심각해!'하고 있었습니다.
뜬금 없이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유나 당시의 정황도 기억에 없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름 우호적인 관계라고 느꼈던 친구에게 느닷 없이 뺨을 맞은 적이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쯤으로 기억합니다. 아무 말도, 어떤 대응도 하지 못 하고 그저 그 친구 얼굴만 바라보다 말았습니다. 그 뒤로 그 친구와 어떻게 지냈는지도 잘 떠오르질 않습니다.
성장한 뒤로도 유사한 상황이면 아무런 대응을 못 했던 적이 참 많았습니다. 간혹 뒤늦게 만만한 사람에게 분노를 폭발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만만한 사람도 없기도 하거니와 그러는 제가 한심스럽기도 해서 그마저도 요즘은 잘 못 합니다.
가만 보니 분노에 대한 이야깁니다. 왜 이 순간, 눌렸던 분노의 기억이 올라왔지?
이곳에 적었던 글들을 보며 왜 이리 글투가 심각하지란 생각을 하던 차였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시간 제 의사소통의 모습을 돌아보던 중이었습니다.
근데 왜?
다시 제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 봅니다. 가만히.
억울했지만 그 억울함을 표현할 방법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사실 난 너를 참 좋게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넌 날 잘 이해하는 것으로 알고있었어. 그래서 혹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런 상호이해와 신뢰의 바탕에서 보다 적절한 대화가 가능할텐데 이 느닷 없는 일격은 뭐지? 이건 너무 심한 것 아냐?" 뭐 이렇게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런 것을 할 줄 몰랐던 것이죠.
교실에서, 어울려 점심을 먹던 중에, 그 느닷 없는 일격에 전 순간 너무 부끄러웠고 서운함은 바로 분노로 탈바꿈되었고 표현되지 못 한 감정은 억울함으로 봉인되어 제 무의식으로 가라앉았나 봅니다.
한두번이 아니었을 지도 모릅니다. 한두번이 아닌 것으로 보아 분명 제게 문제가 있을 겁니다. 더 조사를 해봐야겠습니다. 조사하면 다 나오게 되어있으니까요.
그렇게 봉인된 억울함의 보따리들은 호시탐탐 투사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이때다싶으면 누군가에게, 혹은 어떤 상황에게 그 덫을 덮어씌웠을 겁니다. 그러면서 예의 그 프레임은 더 견고해졌을 테구요.
"이거 무슨 고해성사야? 아님 너 메조키스트야?"
아니구요. 그냥 수다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