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입니다. 보이는 하늘 빛만 보면 수묵화 같기도 하고 수채화 같기도 합니다. 빗물이 흩뿌리고 있어 그런 느낌을 자아내는 모양입니다.
자정을 넘어가며 멀리 건물들의 불 빛들이 꺼져갑니다. 어둑한 하늘이 시야를 감쌉니다. 하지만 무겁진 않습니다.
퇴근 길에 망설이다 전화를 했습니다. 흔쾌히 전화를 받아주셨던 형님은 마주 앉자마자 제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살 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지?' 그렇습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합니다. 점점 놓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는 모양입니다. 가족들의 넉넉함, 저와 아내의 건강, 아이들의 미래 등등. 그간은 몰라서 지니지 못 했던 것들입니다. 떠날 때 어떻게 놓고 갈지 걱정입니다.
조금 늦게 나타난 친구도 흔쾌합니다. 다른 두개의 약속을 뒤로 하고 왔다고. 보이지 않으면 기나긴 하루를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디다. 의미가 심장합니다. 타향에서 머리 다 굵어진 담에 만난 분들이지만 참 가깝습니다. 심지어 매주 부부가 만납니다. 이해받고 소통이 된다는 느낌입니다.
짧지 않은 만남 후, 앉은 베란다로 보이는 풍경도, 들리는 소리도 정겹습니다. 피워 놓은 향불의 냄새도 평온한 밤을 돕습니다. 아내와 딸과 카톡을 주고받습니다. 살가운 얘기로 마음을 나눕니다.
그리고 이곳 스팀잇에서 그 마음을 이렇게 털어놓습니다.
모두 소통입니다. 아직은 모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누군가의 공감과 이해에 행복합니다.
마음으로 느끼고 그냥 둬도 될텐데 꼭 이리 하고야 맙니다. 조금만 곤란해도 잠수에 하소연이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이리 헤헤거립니다. 참 가볍습니다.
더 어두워진 창밖의 표정을 놓칠 수가 없습니다. 뒤집어집니다. 무거웠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