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시작은 느리고 구슬픈 단조였습니다.
숨이 넘어갈 듯 간드러지며 희미해집니다. 지루할 정도로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힘겹게 이어가던 곡조는
한 순간 꺽어집니다.
간드러진 바이올린이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로.
찢어질 듯 한 피콜로엔 트럼펫, 트롬본, 그러곤 그 모든 음을 감싸는 바순까지.
청아한 트라이앵글은 자지러지는 작은 북으로 그리고 둥둥둥 커다란 북소리까지.
그 모든 소리가 한데 어우러집니다.
어느새 떠나갈 듯 쩌렁쩌렁 해집니다.
지금은 육십이 다 되어가는 '정수'란 이가 있습니다.
기억 장애와 집중력 장애를 심하게 앓아 오던 이 이가 최근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했답니다.
스팀잇의 영구박제가 마음에 든다며 잠깐이나마 돌아 온 그 기억을 박제하겠다고 마음먹었다는군요.
영구박제가 도데체 뭔 줄이나 알고 이러는지.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만 이 이가 한 고집 하는 통에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나중 일이야 어찌돼든 제 알 바 아닙니다. 그저 남겨달라니 남길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