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라는 이의 얘기.

spaceyguy(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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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시작은 느리고 구슬픈 단조였습니다.


숨이 넘어갈 듯 간드러지며 희미해집니다. 지루할 정도로 끊어질 듯 끊어질 듯 힘겹게 이어가던 곡조는


한 순간 꺽어집니다.


간드러진 바이올린이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로.


찢어질 듯 한 피콜로엔 트럼펫, 트롬본, 그러곤 그 모든 음을 감싸는 바순까지.


청아한 트라이앵글은 자지러지는 작은 북으로 그리고 둥둥둥 커다란 북소리까지.


그 모든 소리가 한데 어우러집니다.


어느새 떠나갈 듯 쩌렁쩌렁 해집니다.


지금은 육십이 다 되어가는 '정수'란 이가 있습니다.

기억 장애와 집중력 장애를 심하게 앓아 오던 이 이가 최근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했답니다.

스팀잇의 영구박제가 마음에 든다며 잠깐이나마 돌아 온 그 기억을 박제하겠다고 마음먹었다는군요.

영구박제가 도데체 뭔 줄이나 알고 이러는지.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만 이 이가 한 고집 하는 통에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나중 일이야 어찌돼든 제 알 바 아닙니다. 그저 남겨달라니 남길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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