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으로 소외된 현대의 추석
추석은 먹는 인간, 또는 먹어야 살 수 있는 (포배가 있고, 원장형성기를 거쳐 소화기관이 있는) 인간 동물이 지어낸 식 문화이자 농사 짓는 인간이 지어낸 농사 문화다. 농을, 그리하여 생명을 보존케 해준 은덕에 감복, 감사하며 현재의 생존과 조상님을 함께 기리는 옛 사람들의 제례 문화, 제례 축제이기도 하다.
이렇게 볼 때 농사를, 농업을 업수이 여기며, 땅(농지)의 소중함과 분절되어 버린, 그리하여 농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큰 자연의 은덕에 대해서는 생각을 생략해버리는 현대인의 추석은, 오직 먹는 인간들이 가족이라는 테두리에 모이는 먹기와 담론의 회합이 되고 만 추석은 농과 땅으로부터, 감복의 정신과 문화로부터 소외된 추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또 한 겹의 소외가 있다. 음과 식의 장거리 수송이 지구에 부과하는 부담에 눈을 감고, 농약과 화학 비료가 미래의 농지에, 미래의 식량과 세대에 부과하는 부담에 모른 체 하며, 다른 동물의 복지에 대해서도 냉담한 이들의 먹기와 먹기 축제인 추석은 이 우주, 지구자연의 유기적 질서 그리고 있고 보존되어 마땅한 도덕의 질서, 인륜의 코스모스로부터 역시 소외되어 있다.
떡 한 점, 과채주스 한 모금에서 질서를 음미하고 질서를 구축한다면, 천지를 음미하고 천지간에 감복한다면, 농지와 흙을 돌보고 또 거기에 감사한다면, SOL(제철, 유기농, 지역) 푸드를 고집한다면, 그 사람에겐 사실 매일 매일이 한가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