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코메티 <걸어가는 사람>
Art 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 Ars(아르스)는 "우주의 원리에 맞도록 연결짓다"는 뜻이다.
쟈코메티의 <걸어가는 사람>은 이런 아르스의 본질에 잘 맞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숱한 비평가들의 주장처럼 자본주의, 물화, 대중사회, 산업사회, 개인주의에 찌든 20세기 인간의 초상으로 기획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쟈코메티가 생각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의 초상일 것이다. 아마도 그는 인간의 근본적 헐벗음을 직관했을 것이고, 문득 걷는 인간의 형상에서 그것의 원형을 보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약 180만 년전에 등장한 호모 에렉투스 이후의 인간, 아니 그 이전부터 시도된 직립 이족 보행의 실현자인 인간의 초상도 아니다. 쟈코메티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묻는 인간, 모두를 이 작품 하나로 우선 멈춰서게 했다. 그러나, 아마도, 그 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