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소리 맑은 소리

songyi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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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객사 임원의 하소연 대잔치가 있었다.
창업주와 그의 쫄따구가 회사 내부 그리고 외부(거래처) 여자들과 불륜을 해서 이해관계를 어지럽게 만드는데 부하직원들의 언행에 대해서는 이중잣대를 댄다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난 컨설턴트인데 솔직히 나보다 나이가 15살정도 많은 아저씨가 하는 이야기를 엄마처럼 들어준다. 그래 그래 많이 힘들었지. 고생이 많았어. 그런 눈빛으로 정말 집중해서 듣는다. 그가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도 뭔가를 바꾸고 싶은데 어쩔 수없다는 에너지를 느꼈기 때문에 공감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겪은 정말 말도 안되는 직장에서의 개판같은 일들, 그리고 내 가족들이 선사한 지옥을 경험하고 한미일 막장드라마를 많이 본 사람으로서 고객사 임원의 이야기를 들어도 비위가 상하지 않는다. 20대의 나라면 정말 충격이 컸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 첫직장을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그만뒀는데 윗분이 송별카드에 이런 말을 써 주셨다. 송이씨는 너무 순수해서 이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하하하 그런 내가 지금은 정말 온갖 더러운 이야기를 들어도 끄떡없다.

그리고 회사 내부에서도 힘든 일을 겪는 사람들이 나에게 하소연을 하면 내가 힘들어도 마더모드에 들어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난 마냥 여성스러운 엄마가 아닌 무서운 엄마이기 때문에 그들을 힘들게 한 장본인들을 저주하고 내부의 썩은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사장과 면담을 잡았다. 무슨 오지랍이냐고 하겠지만 난 조직문화개혁을 해야하는 컨설턴트니까 이건 나의 경력 마일리지를 쌓기 위한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정말 단순한 사실을 간과하는데 조직이 안 바뀌는 것은 다들 쉬쉬하고 모르는 척을 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내가 다니는 회사직원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고 다른 직장 갈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다닌다 이런 사람들은 많이 없다. 회사를 때려쳐도 1년정도는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여유자금들도 있는데 인간들이 찌질하게 바른 소리를 안한다. 바른 소리하는건 너무 쉽다. 그냥 옳다고 생각하는 말을 개병신같은 짓을 하는 놈이나 그를 조질 수 있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다. 바른 소리를 많이 하는 자들이 많을 수록 미친 일을 저지르는 놈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 난 솔직히 묻고 싶다. 도대체 뭐가 그렇게 두려운 것인가? 귀찮다는 말로는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솔직히 바른 소리를 하면 드라마처럼 항상 보복 받고 그렇지도 않는다. 물론 땅콩항공같은 케이스도 있는데, 그건 오너가족이란 특수한 부류의 사람과 직원간에서 일어난 일이고, 비슷비슷한 직위의 동료 상사간에서 생기는 문제들이 더 많다. 파워밸런스가 엄청 다르지 않는다면 붙어도 손해 볼 싸움이 아닐 경우가 많다. 물론 앞뒤 생각 안하고 붙으면 안되고 전략이 있어야한다. 병신 짓거리를 하는 사람과 붙어도 날 변호해 줄 윗사람을 포섭해 놓거나, 그리고 누구와 붙어도 주위에서 내가 아닌 상대방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평소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잘한다든지. 이렇게 에너지를 들여서 얻는 결과는? 병신이 병신임을 공인화시켜서 조직에서 매장시키고 주위사람들에게 건들면 안되는 똘아이로 각인받는 것. 똘아이가 되는건 정말 좋은 일이다. 직장생활이 편해진다.

난 솔직히 요새 결정을 할 때마다 내 자신에게 묻는 질문이 있다. 나중에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할래? 그들이 만약 사회에 나가 비슷한 일을 겪는다면 넌 너의 아버지같이 찌질하게 직장생활에서 더러운걸 참는게 아버지의 희생이라고 너도 조직생활 할려면 별 수없다고 할래? 아니면 엄마는 끝까지 바른소리하고 당당하게 살아왔다고 말할래? 난 감사하다. 이 직장을 그만둬도 난 갈 곳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다.

아무튼 너무 심각해졌는데 일에 대한 열정보다는 나의 One을 만나기 위한 열정을 더 쏟아붓기로 했기 때문에 오늘도 열심히 바다 건너편 남자들과 대화를 했다. 라스베가스의 LGBT friendly한 크리스찬 S의 생각은 이제 많이 안하게 되었다. 크리스찬을 찾기에는 바다 건너편도 좀 힘들긴 한데, 그래도 일본보다는 정말 바람직한 내 스타일의 훈남들이 너무 많다~

마틴스미스의 봄 그리고 너...가을 그리고 겨울이 다가오는 이 시기에 봄같은 설레는 만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