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잡글이 아닌 좝글

sochul(72)
Published in
#kr
Words
447
Reading
2 min
Listen
Play
9y

DQmcMPmM2pXFES5Ua569iguoBEcPtDaKYLTKdgVj7TGFrSW_1680x8400.png


나는 다른이의 인생을 숫자로 읽는다.
그 숫자의 이면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그것이 나의 좝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후속편에...)

사람들은 금융기관을 찾습니다.
잡다한(?)서류처리 용도 외
돈에 관한 한 맡기거나 빌리거나
딱 두가지 부류죠.

그리고 후자에 속하는 분들의 서류가
저를 맞이합니다.
그러면 생면부지의 사람이 표시한
자금목적을 뚫어져라 봅니다.

일단 의심에서 시작하죠.

'이 나이에 이 자금목적으로 이정도의 금액이 과연 필요한가?'

검토후..


Patent-rejected.jpg


거절을 하면 고객은 내게 시발(이라 쓰고 강하게 읽는)이라고 말하게 되는 시발점을 만들게됩니다.

많은 분을 보아왔습니다.
돈을 빌리려는 분들은 저마다의
셀 수 없는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남의 돈은
쉽게 먹기(구하기)힘듭니다.
소위 은행의 '대출' 또한 다르지 않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내 돈을 잘 늘려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맡긴 돈이기 때문에
당연히 의심의 눈으로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잘못 실행되어 회수되지 못한 대출은 담당은 물론이요, 승인자 또한 그 책임을 지게 되어있습니다.

장성한 두 아들들이 이혼한 각각의 부모를 따라
한명씩 나뉘어 살게 되었답니다.
엄마를 따라나선 동생이 생활고를 겪던중 의사인 형인척 2억원이라는 큰 돈을 대출받고 첫달부터 연체에 들어가 두달째에 결국 채권회수팀에 의해 사기대출임이 드러난 사건도 있었죠.

해당건을 진행했던 직원은 퇴사절차를 밟게되었답니다. 죄목은 '본인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죠.
저는 담당팀장으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죄목은 '검토불성실' 이었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형제는 일란성 쌍둥이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일반인이 생전 처음보는 일란성 쌍둥이를 구분해낼 수 있을까요?

그러나 조직의 입장에서는 2억원이나 되는 돈을 회수할 수 없음과 철저한 본인확인의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내렸던 것이죠.

사실 조금만 더 신중하게 대화를 나누었더라면
차주(채무자)인 그의 말속에서 의사라는 전문직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챘으리라 생각합니다.


8107414-approved-grunge-red-stamp.jpg


그럼 이 자금은 실행되지 못했겠죠.
그랬다면 해당 대출을 담당했던 직원은 직장을 잃어야 할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금융은 서비스업종에 포함됩니다.
실상 다 남의돈으로 하는 짓이니 서비스라도 잘 해야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발생하는 고객의 고의성 사기행각으로 고통받는 직원을 위해서라도 칼같은 심사(검토)는 필요합니다.

수많은 범죄자를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선량한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절대로 쉽게 유죄판결을 내리지 않는다는 법관들(실제로 그런지는 전혀 모르겠지만)과는 다르게 기관을 속여 다른이들의 금전을 착복하는 사람을 찾아내는 일도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 발생되는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서류에 싸인한 이들 모두가 지게됩니다.

고객을 위한다고 기관들은 말하지만 설마 이런 멍소리를 믿는분은 절대 없으시죠?

다른것도 아니고 돈장사를 하는 곳에서 절대로 손해보는 일따위 하지 않습니다.

나름 직업적 얘길하려니 (아직 매여있는지라 쉿) 다 까발리기는 어렵네요.
언젠가 자유의 영혼이 되어 고귀한 돈장사의 실체를 알리고 말리라.
이를테면 따로 작업장 돌리며 잘 벌고 계신 금융선배들로 인한 피해는 결국 어떤 식으로든 고객에게 가도록 되어있죠.(나름 전문영역입니다) 세상의 모든일이 체인리액션처럼 연쇄반응으로 일어나듯이 말이죠.

전자화폐가 지금 사용중인 화폐를 모두 대체하는 그날이 올지라도
아무리 클린한 자금출처 소명이 되더라도
사람의 마음에서부터 발생하는 프로드를 막지 못하는 한 시스템은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저같은 사람이 필요하겠죠.
모르겠네요. 제 머리속에 있는 모든 것들을 계량화, 수치화하고 로직을 짜서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로봇세상이 먼저 오게될지도.
그런데 그 녀석이 사람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을지.

완벽한 것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함을 추구함이 있을 뿐이죠.

좝과 관련된 글을 쓰다보니 또 비관적이 되어가네요.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 싫은 sochul@sochul이었습니다.

오늘은.. 잡글이 아닌 좝글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