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는 여자 크레용의 리얼스토리-[벌BEE]

sexy46(55)
Published in
#kr
Words
596
Reading
3 min
Listen
Play
9y

DQmQ6o25Fwho2cLLu5hRVyZgbpsCkEBbrp1mT43ZJFAAjTe.gif

음 잘못됐다.
내선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후회하면 뭐하나 이미 나는 준비를 끝냈다.
전쟁은 이제 시작이니까...

따스한 봄날이 오자마자 그 사건도 같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1마리였다.
고작 한 마리의 말벌
깜짝 놀럤지만 흔히 말하는 자빠질 정도는 아니었다.
곧 정의의 배트민턴채로 녀석을 심판했고 그렇게 그 일은 넘어갔다.

그리고 다음날 이번엔 3마리였다.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만 한 말벌 3마리가 내방에 들어온 거다.
응.. 이건 좀 무섭다. 한 마리도 그렇게 겁났는데 3마리라니 배트민턴채로도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싸워야지....
고전 끝에 두 마리 잡았고 한 마리는 탈출했다.
훗 2승

그리고 몇 시간 뒤
다시 내방에 들어온 2마리..
이상하다. 이 정도면 사태가 심각하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벌들이 내방을 만남의 광장으로 지정하지 않은 이상; 여기에 들어올 일이 없잖은가.?
혹시 디퓨저 때문인가? 디퓨저의 단내가 녀석들은 부르나? 의심했지만 아니었다.
공포보다 원인이 궁금했던 나는 조심조심 녀석들이 오는 창문을 봤고..

그때 보았다.

내방 창문 옆 틈새에 있던 내 얼굴만 한 벌집을..... (아;; 아직도 그때 그거만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진심;;)

사람이 너무 놀라면 비명도 안 나오고 순간 얼어붙는다고 하던데 내가 그랬다.
너무 놀랐다. 진짜.. 그리고 온몸에 털이 다 서는 느낌이었다.
그 어떤 공포영화나 소설이 이런 자극을 줄 수 있을까?.

모르겠다 머린 속이 하얘지고 일단.. 내방을 봉인했다.
그리고 거실에서 숨을 돌리고 생각에 잠겼다.

저것들을 어떻게 몰살시키지...?
20살이면 생각이란 걸 깊게 할법한데... 난 참 바보 같게도 저 녀석들과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단 안방에서 두꺼운 겨울 패딩을 꺼냈다.
그리고 수면바지를 두 개 입고 스키장 갑을 껴서 나를 무장시켰다.

얼굴에는 고글+목도리로 온 얼굴을 감싸고 비니를 엄청 눌러썼다.

그래 해보자
내방 창문이 있는 뒤편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더 자세히 보이는 녀석들의 기지.

온몸에 무장을 했지만 정작 멘틀은 무장을 못한 나는 그걸 보니까 한걸음 물러나게 됐다..
그래도 지금 저걸 없애지 않으면 내 땅(방)을 빼앗긴다는 바보 신념 하에 자기암시를 걸며 녀석들의 기지에 돌을 던졌다.;

쉴 새 없이 돌을 던지는데 효과는 좋지 않았다. 창문 깨질까 봐 살살 던진 탓일까.?
두 번째로 챙겨온 건 살충제+라이터
예전에 나는 이 장난을 좋아했다.(정말 바보 같네)
아마 이 순간을 위해 좋아했던 게 아닐까..?
녀석들은 뜨거운 거에 약할 것이니 나는 미니 화염방사기를 가져다가 벌집에 지졌다.. 말 그대로..

그리고.. 으악;;
난리가 났다.
대충 30~40마리는 될법한 말벌들이 패닉이 왔는지 온 세상을 날아다니며 날뛰기 시작.
그리고 나에 대한 공격을 느낄 수 있었다.
왜냐면;;온몸에 나한테 붙어있으니까.

혼자 꺄아아아악 하며 녀석들을 손으로 털어내고 밟고 미친 듯이 화염을 지졌다.
나중에는 화염방사기가 나오지도 않게 되고
나는 배드민턴 채로 벌집을 미친 듯이 때렸다. 진짜 광기에 차서..
곧 녀석들의 기지는 힘없이 추락했고 그럼에도 밟고 치고 생쇼를 했다 말 그대로..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공격이 약해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일단 눈에 띄는 녀석들이 상당수 없어졌다. 그리고 주변을 봤는데 와;; 온통 벌 시체다;;진짜;
바로 챙겨온 봉투에 벌집을 넣었고 밀봉했다.
그리고 쓰레기장에 투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의 기분을 뭐라 표현할지
승리한 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서 내 몸과 상태를 봤다.

단 1방도 안 쏘였고 패딩에 녀석들의 피인지 모르는 이상한 것들만 잔뜩 묻어나 있었다.
그리고 수면바지
와 벌침이라 해야 하나 눈에 보이는 게 몇 개 보였다. 두 개 안입고 갔으면 내 허벅지는 작살났을 거다.
이거야말로 완벽한 승리!
기뻤다. 난 내방을 지킨 것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 아빠가 오자마자 내 무용담을 늘어트렸다.
그러더니 아빠는 나보고 바보냐? 고 물으신다
왜? 지라고 의문을 갖자 아빠가 말씀하시길;
어떻게 그걸 네가 혼자 처리할 생각을 하냐고;;
119부를 생각은 왜 안 했어?

아, 그분들이 그런 것도 와주시나..?
(참고로 119는 이 해당일도 해주신 단다...... 왜냐면 나 같은 일반인이 무모하게 잡으려다 2차로 큰 인명사고가 날 수도 있기에 도심 벌집도 제거해주시는 역할을 해주신단다.ㅠㅠ고생많으십니다.)

아빠한테 대학살이 일어난 현장을 보여주니까.
말문이 턱 막히셨는지 나를 어이없게 쳐다보셨다.
그리고 말씀 하시길.;;
너처럼 무지막지한 기지배는 또 처음이다"
자기도 군대에서 벌집을 제거해봤는데 그때도 장정이 4~5명이 달려들어 겨우 때 냈다고 넌 목숨이 2~3개는 되냐고 기가 막혀 하셨다.;

당시의 아버지 눈빛을 잊을수가 없다.ㅋㅋㅋㅋ...
이대로 냅두다가 무서운줄 모르고 어디서 나댈지 모르는 딸을 바라보는..불안의 그눈빛 ㅋㅋ.;;

하지만 난 이날 그 어떤체험으로도 느낄수 없는 카타르시스에 빠져있었다.
그래
나한테 깝치면 다 죽일꺼야 하하!!

end

written by crayon

책쓰는 여자 크레용의 리얼스토리-[벌BEE]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