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신화] 호루스 신화로 본 스팀잇

seoinseock(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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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신화를 보면 호루스가 나옵니다. 호루스는 이시스의 아들입니다. 그러나 그의 탄생 과정은 힘들었습니다. 왜냐면 그의 삼촌인 세트가 그의 아버지 오시리스를 죽이고 호루스까지 죽이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삼촌과 힘든 싸움을 하고 나서야 왕 위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 싸움은 총 3개의 싸움으로 이뤄지는데 각각 정신 성장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 중 첫번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첫번째 대결에서 세트는 호루스에게 제안합니다. 하마로 변신해 물속에 3개월간 잠수해 있다가 먼저 떠오르는 자가 왕이 되자는 제안입니다. 이때 호루스의 어머니인 이시스가 호루스를 도와주기 위해 창으로 세트를 찌르려 합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창은 세트가 아닌 호루스를 찌릅니다. 호루스가 불평하자 이번에는 세트를 찌릅니다. 그러나 세트가 오누이 간에 이럴 수 있냐고 애원하자(이스시와 세트는 오누이) 그 창을 거둡니다.
이에 화가난 호루스는 물에서 나와서 이시스를 죽입니다. 그러고는 사막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호루스를 보호하던 이시스가 무력해진 틈을 타서 세트가 공격합니다. 세트는 호루스의 눈을 빼고 땅에 묻어버립니다. 그러나 그곳으로부터 연꽃이 피어납니다. 사랑의 신인 하토르가 호루스를 회복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을 보면 사람의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 나옵니다. 3개월간 물 속에 있는 경기는 일종의 통과의례입니다. 요즘은 많이 희석되어서 아쉽지만 인생에는 통과의례라는 게 있습니다. 이 통과의례를 잘 거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은 무의식적 충동들이 의식의 방어막이 약해진 틈을 타고 출몰합니다. 마치 좀비처럼 말이죠. 힘은 있되 상징은 없는 좀비처럼 출몰합니다. 그러니 통과의례를 잘 거쳐야 겠죠.

그 통과의례라는 게 첫번째는 어머니를 떠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사회에서 상징계를 받아들이고 사랑의 승화를 하는 것입니다. 호루스 신화에서 어머니를 떠나는 건 어머니를 죽이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사람 마음에 어머니는 전능한 존재입니다. 남근적 어머니라고도 합니다. 아이는 어머니가 자신에게만 사랑을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세트를 살려줍니다. 이에 아이는 격분을 해서 어머니를 떠납니다. 비로소 그 사랑을 자신이 다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아직 유치합니다. 왜냐면 어머니의 머리를 들고 사막으로 가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가서 어머니를 독점하려 합니다. 어쩌면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화가 어머니의 충만한 생명을 해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아직 어머니로부터 독립된 것이 아닙니다. 아직 엄마인간에 불과합니다.

이런 그의 어머니와 과한 애착은 남성 질서에 의해 벌을 받게 됩니다. 호루스는 세트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트는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아버지를 뜻합니다. 아버지는 아이를 어머니로부터 떼어내서 세상으로 가게 합니다. 세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거세위협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게 두 눈을 뽑히는 것으로 상징됩니다.

지금부터 아름다운 장면인데, 두눈을 뽑힌 채로 땅이 묻힌 호루스는 연꽃으로 부활합니다. 땅의 생명력으로 그를 품어준 사랑의 여신 하토르 덕분입니다. 아이는 어머니에게 리비도를 투여 했던 것을 이제 다른 사람에게 투여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사랑을 받습니다. 땅에 묻힌 그는 비로소 부활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그가 어머니에 대한 하나되는 애착관계에 머물러 있다면 그는 사랑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랑을 하더라도 진정한 사랑이 아닌 허울 뿐인 사랑만 했을 것입니다.

이 신화를 보면서 스팀잇이 떠올랐습니다. 스팀잇은 아직 어린 아이와 같습니다. 소속된 사람들이 처음엔 강한 애착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암호화폐를 매개로 공동체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어머니적 애착관계입니다. 하나가 되는 애착관계입니다. 그러나 외부로부터 또는 내부로부터 상징계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습니다. 질서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습니다. 아이는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갈등을 합니다. 서로 애초에 갖고 있었던 애착관계가 끊어질까 염려됩니다. 하지만 신화에서 말하듯, 아이는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살아남은 서로에 대한 완전한 하나됨이 아닙니다. 서로 독립된 주체들끼리 사랑을 하며 깨어나게 될 것입니다. 서로 질서를 찾으면서 말이죠. 그 속에서 사랑의 창조활동을 할 것입니다. 연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