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달빛의 리듬을 지닌 알베르틴의 숨소리

seoinseock(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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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_Monet_The_Cliffs_at_Etretat.jpg

마르셀은 잠깐 방을 나간 사이 그의 연인 알베르틴이 잠이 든 것을 발견합니다. 그는 그녀를 깨우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녀가 곁에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그녀가 잠 들면서 나타난 그녀의 부재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잠든 그녀를 소유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음껏 그녀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은 그 상대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에로스이기 때문입니다.

잠든 그녀는 처음에는 식물로 표현됩니다. "내 침대 위에 사지를 열고 길게 누운 알베르틴의 자세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꾸며낼 수 없을 만큼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마치 방금 전 누군가 가져와서 침대 위에 올려놓은 가지가 긴 꽃 한송이를 기억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잠을 자면서 식물이 되어버린 것 같은 이 순간에 나는 저 행복한 몽상, 언제나 그녀가 내 곁에 없을 때에만 내게 살아나곤 하던 그 사랑의 몽상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다. "

사실 그녀는 마르셀에게 있어서 힘든 관계였습니다. 둘은 언제나 다투었고 그녀는 다소 히스테리컬한 성격이 이었습니다. 즉 변덕이 심해서 마르셀은 그녀의 기분이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전전 긍긍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잠이 들었으니, 한편으론 좋기도 하겠습니다. ^^; "잠자는 그녀의 모습은 내가 꿈꾸던 사랑을 실현시켜 주었다."

잠이 점점 깊이 든 알베르틴은 어느새 자연이 되어 갑니다. 그녀의 숨소리는 달빛처럼 매혹적이고 부드럽습니다. 배경음악이 있다면 마치 드뷔시의 달빛이 어울릴 법 합니다. 그녀는 어느새 마르셀에게 자연의 숭고함과 매혹을 보여주었던 해안 풍경으로 변합니다. 그녀 숨소리의 리듬은 파도소리와 같습니다. "그녀의 숨소리, 동일한 리듬 속에서 점점 더 낮아지고 부드러워지면서 그녀의 입술 위를 지나가는 황홀한 소음"

그리고 그녀의 숨소리에 따라 그녀의 모습은 다양한 풍경으로 변해 갑니다. 그녀의 가슴과 가슴 위에 올려진 두손, 그 손에 끼워진 진주 반지들은 숨의 리듬에 따라 변화합니다. 색조가 달라집니다. 그런 알베르틴의 모습은 그가 알던 알베르틴이 아니었습니다. 거기에는 다른 여인이, 수많은 여인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Monet_-_Sonnenaufgang_bei_Etretat (2).jpg

"알베르틴의 숨소리가 점점 높아져서 잠자는 그녀가 마치 쾌락을 못 이겨 숨 막혀 하는 것 같았고, 나의 쾌락 또한 정점에 달해 더는 참을 수 없었으므로 나는 그녀를 깨우지 않으면서 껴안고 키스를 했다. 나는 그야말로 말을 알지 못하는 자연, 그 어떤 의식도 저항도 없는 자연 한 조각을 완전하게 소유한 것만 같았다"

의식이 있을 때는 표상에 의해 익숙한 것만 보입니다.
그러나 의식의 빛이 잠시 꺼질 때 우주적 리듬이 살아 있는 무의식의 풍경이 숨소리를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