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은 잠깐 방을 나간 사이 그의 연인 알베르틴이 잠이 든 것을 발견합니다. 그는 그녀를 깨우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녀가 곁에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그녀가 잠 들면서 나타난 그녀의 부재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잠든 그녀를 소유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음껏 그녀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은 그 상대가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에로스이기 때문입니다.
잠든 그녀는 처음에는 식물로 표현됩니다. "내 침대 위에 사지를 열고 길게 누운 알베르틴의 자세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꾸며낼 수 없을 만큼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마치 방금 전 누군가 가져와서 침대 위에 올려놓은 가지가 긴 꽃 한송이를 기억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잠을 자면서 식물이 되어버린 것 같은 이 순간에 나는 저 행복한 몽상, 언제나 그녀가 내 곁에 없을 때에만 내게 살아나곤 하던 그 사랑의 몽상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다. "
사실 그녀는 마르셀에게 있어서 힘든 관계였습니다. 둘은 언제나 다투었고 그녀는 다소 히스테리컬한 성격이 이었습니다. 즉 변덕이 심해서 마르셀은 그녀의 기분이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전전 긍긍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잠이 들었으니, 한편으론 좋기도 하겠습니다. ^^; "잠자는 그녀의 모습은 내가 꿈꾸던 사랑을 실현시켜 주었다."
잠이 점점 깊이 든 알베르틴은 어느새 자연이 되어 갑니다. 그녀의 숨소리는 달빛처럼 매혹적이고 부드럽습니다. 배경음악이 있다면 마치 드뷔시의 달빛이 어울릴 법 합니다. 그녀는 어느새 마르셀에게 자연의 숭고함과 매혹을 보여주었던 해안 풍경으로 변합니다. 그녀 숨소리의 리듬은 파도소리와 같습니다. "그녀의 숨소리, 동일한 리듬 속에서 점점 더 낮아지고 부드러워지면서 그녀의 입술 위를 지나가는 황홀한 소음"
그리고 그녀의 숨소리에 따라 그녀의 모습은 다양한 풍경으로 변해 갑니다. 그녀의 가슴과 가슴 위에 올려진 두손, 그 손에 끼워진 진주 반지들은 숨의 리듬에 따라 변화합니다. 색조가 달라집니다. 그런 알베르틴의 모습은 그가 알던 알베르틴이 아니었습니다. 거기에는 다른 여인이, 수많은 여인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알베르틴의 숨소리가 점점 높아져서 잠자는 그녀가 마치 쾌락을 못 이겨 숨 막혀 하는 것 같았고, 나의 쾌락 또한 정점에 달해 더는 참을 수 없었으므로 나는 그녀를 깨우지 않으면서 껴안고 키스를 했다. 나는 그야말로 말을 알지 못하는 자연, 그 어떤 의식도 저항도 없는 자연 한 조각을 완전하게 소유한 것만 같았다"
의식이 있을 때는 표상에 의해 익숙한 것만 보입니다.
그러나 의식의 빛이 잠시 꺼질 때 우주적 리듬이 살아 있는 무의식의 풍경이 숨소리를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