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차맛을 못 잊고 아침에 다시 차를 내립니다. 89성차사유광지숙전. 맹해지구찻잎으로 가지고 전통기법에 따라 만들었다고 합니다. 숙차이되 발효의 속도를 천천히 하여 생차에 비해 발효도는 높이고 효능은 생차의 효능이라고 합니다. 카카오맛이 나는듯 맛이 미끈, 달달합니다. 편안합니다. 의식이 분명해집니다.
바쁜 가운데 중심을 잃어버릴 뻔 했던 게 조금은 쑥스러워집니다.
우리는 서로를 인식합니다. 당신을 보면 800만개의 원추세포가 자극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나오는 신호는 시속 400킬로의 속도로 뇌에 전달될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이라는 상이 머리 속에서는 생기는 거 겠지요. 그런데 놀라운 건 그렇게 인식하면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당신이 저를 인식하면 당신의 뇌에는 상이 생깁니다. 그러나 그 상이 중요한 것은 그 상으로 제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뇌에서 만들어지고 마는 그런 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요즘 디자인에서 유행하는 말로 하면 인터랙션한 경험입니다. 그렇게 당신의 인식과 나의 인식이 함께 만납니다. 그렇게 당신과 내가 존재합니다. 서로에 대한 인식이 서로의 존재를 만듭니다.
때문에 나의 나됨은 당신의 인식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