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심기도라고 아시나요? 영국 수도원에서 전해져 오는 기도입니다. 구름의 저편이라는 책에 나와 있습니다. 무지의 구름 저 넘어를 향해서 기도를 하는 거죠. 하느님이나 사랑 등 특정한 언어를 반복하면서 마음 속에 생기는 잡념을 없애는 것입니다. 잡념은 무지의 구름이니깐요. 무지의 구름 그 너머에 닿기 위해 종교적으로 의미있는 단어를 반복해 사용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에서 생기는 갈등들이 사라집니다.
마치 탑돌이와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특정 단어를 반복하면 할 수록 그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푸가의 기법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재귀적 기도입니다.
커트너 솔로몬의 베토벤 소나타 32번.
다른 베토벤 소나타 32번의 연주는 어떤 꾸밈이 들어가기 쉽습니다. 이를 테면 천상의 분위기를 내야 한다든가, 아름다운 분위기를 내야 한다든가 등등. 그러나 영국인인 솔로몬의 베토벤 소나타 32번은 향심기도와 같습니다. 진솔하게 한음 한음 깊이 파고 들어 갑니다. 어떤 장식에도 관심이 없는 진솔함이 묻어 납니다. 그리고 변주에 변주를 하면 할 수록 점점 더 깊어집니다. 뇌 섬엽이 자극되는 듯한 느낌도 받습니다. 뇌 섬엽은 종교적 경험을 하는데 있어 활성화되는 부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형회귀. 반복하되 그대로 재생되지 않는 깊이있는 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