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초. 인간이 세상을 보고 반응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우리는 세상에 대해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상에 대한 정보가 신경에 전달되는 시간을 생각하면 최소한 0.25초는 걸린다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과거의 대상에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그 대상과 반응 사이에는 0.25초의 빈 공간이 있는 셈이다.
잠은 죽음과 같다. 티벳인들에게 잠은 음양이 합쳐지는 과정이다. 몸의 가운데 중맥으로 음양의 기운이 몰려든다. 그리고 황홀과 함께 어두움이 찾아온다. 잠이라는 죽음이 오는 것이다. 보통은 이 어둠을 두려워해서 꿈을 꾼다. 꿈은 어둠에 대한 방어기제인 셈이다. 신경증적 욕망이 쥬이상스에 대한 방어기제인 것과 같이.
우리는 빈 공간을 두려워 한다. 그래서 뭔가 만들어 낸다. 그 환상이 자신을 잡아 맨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존재 조건이지만, 거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생각하자. 지금 보고 있고 느끼고 있는 세상은 0.25초 전의 과거라는 사실을. 세상과 나 사이에는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빈 공간이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