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신 와인덕분일까요. 아침에 마신 보이차의 피니쉬가 더 풍부합니다. 그러면서 팔의 혈관에 미세한 열감들이 전해집니다. 아마도 물에 빨리 녹는 카페인이나 탄닌때문이겠지요. 살짝 몸이 달궈집니다.
이를 인식하는 전측 뇌섬엽의 활동이 활발해 졌나 봅니다. 뇌 섬엽은 몸에서 오는 감각들을 뇌로 연결해 주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장기의 느낌, 움직이는 느낌 등등 몸 자체에서 나는 신호들을 전달합니다. 물론 이들을 다 의식하지는 못합니다. 얼마만큼만 의식할 수 있을 뿐이겠지요.
흥미로운 지점은, 강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트라우마에 갇힌 사람들은 뇌섬염의 활동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즉 신체에서 뇌로 연결하는 정보다 비활성화됩니다. 신체는 우리의 존재의 현존성을 담당합니다. 그 현존성을 느끼지 못하고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나 미래의 틀에 빠져서 현재를 못느끼는 것입니다.
따라서 트라우마를 해소함에 있어서 신체성을 느끼는 게 필요하다고 합니다. 현재를 느끼지 못하고 과거나 미래에 사로잡혀 있는 마음이, 신체의 현존성을 느껴야 합니다. 따라서 몸에서 어떤 느낌이 나는지, 어떤 맛과 어떤 향이 나는지 감각이 살아나야 한다고 합니다. 내부수용감각이 살아나는 건, 자기 주체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비로소 삶을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겁니다.
차를 마시고, 몸을 움직이고. 이런 것들은 단지 레져 클래스leisure class의 교양있는 소비생활이 아닙니다. 그건 자기 존재를 바꾸는 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