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ovie) 우리들

ria-ppy(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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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준 영화 <우리들>.

주인공 선은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다. 이름처럼 선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지만, 흔히 말하는 왕따. 늘 혼자 있던 선에게 지아가 등장한다. 지아는 전학생이다. 정말 우연처럼 여름 방학식에 만난 둘은 방학 내내 붙어다니며 친한 친구가 된다. 선에게도 지아에게도, 현재 서로는 서로의 유일한 친구이다. 하지만 지아가 학원에 다니게 되며, 유독 선을 괴롭히는 보라와 만나게 되고 둘 사이에는 미묘한 거리감이 형성된다. 과연 선과 지아의 관계는 어떤 양상을 맞이하게 될까? 어린 시절, 어쩌면 한 번쯤은 겪어봤을 친구들 사이의 우정 다툼을 주제로 인간 관계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영화 <우리들>.

조금은 어른이 되어 이 영화를 보니,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의 관계로 쩔쩔매던 내가 떠올랐다. 나 또한 6학년 땐가, 이유 없는 미움을 받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아이들은 조금 인기가 많다는 이유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을 가진 친구를 무조건적으로 미워하는 경향이 있다. 말도 안 되는 특권 의식을 가지고 편나누기를 하며 자신의 세력을 뽐내려는 것이다. 선이 역시 그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다. 전형적인 왕따 클리쉐랄까? '잘못이 있어서'가 아닌 그냥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나는 너와 놀고 싶지 않아. 그런데 그런 니가 다른 애들과 노는 것도 싫어.

영화를 보면서 보라가 얼마나 미웠는지 모르겠다. 자신의 성에 차지 않으면, 혹은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는 누군가를 용납하지 못 하고 끝까지 추락시키려고 하는 보라가 너무 미웠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강점은 주인공들이 모두 어린이들이라는 점이다. 그나마 보라가 초등학생이어서, 그 아이의 그런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시기는 아직 스스로의 감정 자체를 파악하는 것부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는 질투가 발생하고 그 질투는 곧 미움으로 번져 현명하지 않은 판단을 내리게 만든다는 것은 그 시기를 겪어왔기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보라가 어른이었다면, 말 안해도 비디오~

어린이들의 관계를 통해 현재 나의, 우리의, 즉 어른들의 관계를 투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계에 있어서만큼은 성장하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나는 관계에 허덕이기 때문이다. 선이처럼 미움을 받으면서 제대로 목소리조차 내지 못 하는 때도 있고 지아처럼 스스로를 포장하여 결점을 감추려고 할 때도 있고 보라처럼 질투심에 상처를 주는 때도 있다. 인정할 수 없지만 일어날 수 있는 관계의 굴레를 여지없이 보어주는 영화였다.

어린이들이 주인공이지만, 관객은 어른인 영화 <우리들>. 아이들은 그저 순수하다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편견을 깨고 그들 역시 감정의 역동을 겪으며 아파하고 사랑하는 존재들이었다. 나도 그랬으면서, 미처 잊고 있었다.

  •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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