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시 3편 써봅니다.^^
이 시들은 계절을 걷다 시리즈입니다.^^
이 시들이 어떻게 쓰여졌는지는 추후에 수토리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바로 씁니다.^^
여름인지 가을인지 헷갈리는 밤
가벼워진 옷차림 사이로
바람이 차갑다.
좋은 음악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 음악은 너무 경쾌하지도,
너무 슬프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가로등이 이렇게 밝았었나 싶다.
신호등이 원래 저렇게 바쁘게 깜빡였었나 싶다.
시간에 따라 느껴지는 이 어색함이
또 다시 익숙하게 밀려온다.
인적없는 길은 조용하고
이어폰을 통해 잔잔한 음악만 들리는데
보도블럭 사이로 피어난 이 질긴 생명력이란,
언제부터 그 안에서 피어나기를 기다렸나 싶다.
그리움이란,
그리움이란 이럴 때 밀려오는 건가보다.
신나게 웃고 떠들었는데,
이런저런 피곤에 지쳐 잠들었는데,
깨어나면 다시,
그리움이란 이런 건가보다.
걷다보니 너무 멀리까지 가버렸다.
돌아가려니 더 걷기에 지쳐버린 몸
아니 지쳐버린 마음
좁아보였던 문
그 문에 들어가고자 했던가
그 문에서 나오고자 했던가
우리는 각자 그 문 앞에서 어떤 선택을 했던가
되뇌이는 이름
지워지지 않는 기억
뜨거웠던 여름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면 날개가 녹아내린다는 것을 꼭 가봐야만 아는 이 어리석음이란,
시원한 비가 내려 우주를 적셨으면 좋겠다.
여울이 되어 흐르는 물길에 발을 담그고 흐름이란 것을 막아서 보고 싶다.
아니 단지 높은 곳에서 온갖 먼지가 씻겨내려가는 세상을 내려다 보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놓아버리고 싶은 것들을
놓아버려야 할 때를 놓치면
놓고 싶어도 놓을 수가 없어서
조그만 것들도 놓아지지가 않는다.
여름 밤의 차가운 바람 때문인지
커피 한잔이 마시고 싶어진다. 그것이
달콤함에 대한 그리움인지
씁쓸함에 대한 그리움인지
그 무엇이되었든
그리움이란 이런건가보다.
모든게 눈부셨다
따뜻했다 모든 것이
시간이 멈춘다면
지금이었으면 했다.
우리의 시간은 짧으면 짧을 수록
더 가까워졌고,
그렇게 각자의 밤은 길어졌다.
바람은 아침공기처럼 싱그러웠고,
벚꽃은 미술관에 걸린 그림 같았고,
세상의 소음들은 미뉴에트 같았다.
그리고 가끔,
밝은 효과를 넣은 것 같은 사진들이
오래된 활동사진처럼 잡음과 함께 재생된다.
봄날은 가지만,
늘 봄날을 꿈꾸는 우리
그래서 외로운 사람들
잡으려 할수록 잡혀지지 않고
잡을 수 없었던 이유를 알았을 땐
잡을 수 없어서 그 때 잡지 못한
아쉬움을 잡고 살아가야한다.
봄 밤을 걷는다.
여전히 벚꽃은 따뜻하게 아름답고
목련은 환하고 순수하기만 하다.
그거면 됐다.
봄은 그래야 하니까.
낯선 나라의 공항에서 막 내린 듯한 느낌이다.
길어진 옷 소매가 발걸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세상은 불투명 수채화처럼 짙어졌다.
풀벌레소리가 희미해졌다.
때 이르지만 잠시 흰눈으로 덮인 세상을 떠올렸다.
뭔지 모를 어색함을 지우려
속도를 높여 걷다가 그만
왈칵 울먹함이 밀려와 주저 앉았다.
크레파스로 두껍게 칠한 듯한 풍경이 아름다워서였는지
귓가에 맺힌 땀방울을 스쳐가는 선선한 바람 때문이었는지
주머니 속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가...
시간만 확인했다.
그대는 지금
그대는 지금 몇시에 살고 있을까?
그대에게서 나는 얼마나 멀리 왔을까?
몇 개의 계절이 흐르고
그때의 시간에서 지금의 나는
얼마나 많은 시차를 가지게 되었는지
아직도
아프게도
아무도 모르겠지만
그대가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의 적응은...
어렵다.
여기까지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