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국가로 지정된 한국−정부는 뭐하고 있었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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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국가로 지정된 한국−정부는 뭐하고 있었나

5.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배경

EU의 내부사정은 잘 모르지만, EU가 돈이 어디로 슬슬 다 빠져나가는 것을 몇 년 전부터 인지합니다. 그래서 EU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시작한바 EU가 미국으로 직접투자할 경우 EU나 미국은 비교적 회계가 투명해서 다 알지만, EU회원국이 카리브해(조세회피처)

어느 곳에 들어가서 거기에서 미국으로 다시 투자할 경우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미국도 유럽에 투자하면서 조세회피지역을 경유해서 올 경우 그 안에 뭐가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몇 년 동안 작업을 해서 조세회피지역 지정명단을 발표한 것입니다.

그런데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는 기준이 OECD기준과 EU기준이 다릅니다. 즉 전자는 제조업은 제외하고 있고 후자는 제조업이 포함된다. 이것이 차이점이다. 실은 제조업을 포함시키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합니다.

제조업에 대한 혜택을 주는 수출자유무역지역이 한국의 경우 마산과 익산에 있다. 최근에 생긴 게 아니고 오래전(1970년대초반)부터 생긴 것이고 이것을 문제로 삼는 것은 이 지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다.

이들 지역의 외국기업에 주는 세금감면에 대해, 즉 EU가 문제제기를 한 유해성제도에 대해 한국측이 언제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Confirm(폐지/개정)의견을 제시하지 않아서 EU측이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이다.

똑같은 유해성 제도가 있더라도 Gray List에 올라가 있는 47개국(영국령 Virgin 아일랜드포함)은 스스로 2018년까지 어떻게 하겠다고 의견을 밝혀서 즉 그들은 세제 투명성 개선을 약속한 국가로서 이번 명단에서 빠져있다.

6. EU의 무책임한 판정

한국은 외국인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는 조항이 있습니다. 상술하면 외국인 투자지역, 경제자유구역(마산, 아산) 등에 입주한 외투기업은 법인세, 소득세 등을 그 기업이 소득을 얻은 때부터 5년 동안 100% 감면해주고, 그 뒤 2년간 50% 감면해준다고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규정이 있다.

즉 세금을 5~7년 간 감면받을 수 있는 것이다. 외투기업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한 당근이다. EU는 이것을 유해조세제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문제 삼은 것이다. 즉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다. 이런 세제혜택은 EU회원국들도 시행 중이며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이 법에 근거해 투명하게 시행 중이라고 설명한바 있으나 EU측이 수용하지 않았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해명이다. EU결정은 OECD기준과는 다른 국제적 합의에 위배된 것이며, 조세주권의 침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기재부의 항변도 일리가 있다. EU가 불성실한 조사로 무책임한 판정을 했다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7. EU의 무리한 요구

EU가 무리한 요구를 한 측면도 있다. EU는 한국이 비협조적 지역 선정을 피하려면 관련제도를 개정/폐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한국정부는 국익차원에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EU 내 기준을 회원국도 아닌 한국에 강요하는 건 조세주권 침해라고 정부는 반박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EU 결정이 모순적이라고 지적한다.

그 이유를 상술하면 지난 2월 EU는 OECD가 시행하는 유해조사제도 평가결과를 따르기로 약속한바 있고 이 평가에서 한국의 외국인투자 지원제도는 지난 9월 문제없다고 이미 결론이 난바 있기 때문이다. 꽤 시간이 흐른 후 갑작스런 EU발표는 평가결과를 준용하기로 한 OECD와는 정반대의 조치행위인 것이다.

8. 정부의 안일한 대응

어쨌든 정부는 EU탓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신중한 선제적 대응이 부족한 게 도마에 올린 이유다. 무엇보다 EU가 블랙리스트 예비대상국 92개(한국포함)을 선정해 평가 자료를 요구한 때가 지난해 10월부터이다. 선정 작업 착수한지가 벌써 1년이 넘는다.

기재부의 힘만으로 해결하기가 버거운 것이라면 외교부 등 관련부처와의 범정부차원의 공조로 문제를 매듭지어야 했을 것이다. 1년 넘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정부는 경제 선진국/주요 개발도상국 가운데 한국만 비협조적 지역으로 오른 원인조차도 아직 파악도 못하고 있다.

이제는 EU차원에서 리스트를 발표한 만큼 제재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U 회원국들은 조세회피지역 국가들에 다양한 형태로 불이익을 준다. 특히 대외신인도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지금이라도 리스트에서 한국이 빠지도록 범정부 차원의 총력대응이 필요하다.

EU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담당 관료를 급파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국경장벽이 낮아지고 국가 상호간 교역과 투자가 증가하면서 정부의 대외정책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데도 감시나 견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게 이런 조세와 관련한 정책이다. 한 번의 방심이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조세정책만이 아니다. 작금에 안보, 통상 부문은 더욱 그렇다.

9. 국제사회의 공동대응

국제적인 여러 분야에서 각 국가마다 문제가 되는 처한 상황이 전부 다르다. 한국도 수출자유지역이 박정희 정부시절에 경제가 한창 어려울 때 수출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생긴 것이다. 어떤 못사는 국가에서는 외국자본이 적기 때문에 외자를 많이 유치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외국기업에 대한 혜택을 많이 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이런 국가에 대해서 혜택주지 말라고 하는 것은 실제로 그 국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것은 현재 EU가 주장하는 유해성 문제와는 별개로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국제조세 분야에서 Global 기업들이 하나의 Entity(실체)를 어느 국가에 두느냐는 기업들 각자의 의사결정의 문제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각국의 법인(소득)세율이 모두 다르므로 어느 국가에 자회사를 설치해 세금을 어떻게 하면 적게 낼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극히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각 국가의 상황이 모두 다르지만 결국 아주 낮은 세율 또는 세금이 전혀 없는 국가들이 많이 생기면 정상적으로 법인(소득)세를 부과하는 국가들이 막대한 피해를 본다. 현실적으로 각국 과세관청들이 그에 대한 대응을 안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공동대응 문제 즉 조세회피지역 과세부과방안이 최근에 나오고 있고 OECD에 그에 관한 Project가 있다.

10. 한국의 예상되는 피해

EU의 조세회피처의 지정은 매우 중요하고 굉장히 심각한 사태를 초래한다. EU는 이의 지정은 법과 연결되어 있어서 개발지원금을 못 받거나 금융제재도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 북한 핵 위기에도 한국의 대외신인도는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어떤 개념으로든지 조세회피처에 들어간 국가의 면면을 보면 하나같이 부정부패가 심한 국가로 나타나고 있는바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국가에 대한 나름대로 인상이 안 좋아지고 국가신인도에 타격을 줄 것이 우려된다. 비협조적 지역을 다시 선정할 EU 회의가 언제 열릴 지는 미지수라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조세제도가 불투명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기업의 활동이 위축됨은 자명하다. 우선 EU 회원국이 한국에 투자할 경우 각별히 주의하고 까다롭게 세무간섭을 합니다. 그러면 EU에서 한국으로의 투자자금이 줄어들게 든다. EU가 지정한 17개국에 대한 제재수위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바 범정부적 차원의 적극대응으로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 바란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제하의 글은 여기까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