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잡지도 있을 수 있구나.
하긴 판형과 형식이 잡지를 말 하는게 아니니까.
단행본과 잡지를 구분하는 경계가 과연 무엇인가,를 묻게 만드는 잡지.
최근에 만난 브로드컬리 매거진.
총 4권의 잡지가 나왔는데,
1호 서울의 3년 이하 빵집들
- 왜 굳이 로컬 베이커리인가?
2호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3호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
4호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 원했던 삶의 방식을 일궜는가?
난 그중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4호를 먼저 구입했고, 다시 (개인적인 이유로) 3호를 구입.
아마도 역순으로 계속 읽게 될것 같은 기분.
이 책의 특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전혀 잡지 같이 않은 잡지.
과감하고 보기 좋은 구성과 디자인.
담백한 흑백 사진.
상상했던 책 무게의 절반.
도발적인 제목.
단순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질문.
솔직하고, 명료한 답변.
그리고 희망도 절망도 아닌 담담함..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
특히나 책 전체를 아우르는 저 도발적이고도 궁금한 질문.
책이 이렇게 안 팔리는 시대에 당신은 정말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하고 서점을 열었나요? 솔직히 말해봐요. 어서요.
이런 느낌.
누구나 무언가를 꿈꾼다.
스타벅스를 자주 가면서도 '자기만의 카페'를 열고 싶어하고,
책을 즐겨 사지 않으면서도 '자기만의 서점'을 생각하고,
여행을 자주 가지 않으면서도 '여행 작가'를 상상하듯이.
현재와 하고싶음은 그렇게 다르다.
현재가 하고싶음을 끌어주기도 하고, 하고싶음이 현재를 수렴시키기도 한다. 물론 순서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이 책의 장점은
동네 서점에 갈 때마다 정말 궁금했지만, 무례할 수 있어 쉽게 꺼내지 못한 질문을 대신 해주는 데 있다.
그리고 책방 주인장들이 유쾌하게 받아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까지.
가령 이런식이다.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
"설마 한 권도 안 팔리겠나." (이후북스, 황남희 대표)
"서점 운영자가 되기 위한 준비는 충분했다고 보는지?"
"준비한 것 없다. 하고 싶었을 뿐이다." ( 퇴근길 책 한 잔, 김종현 대표)
질문도 답변도 에두르지 않는다.
정확히 묻고 싶은 것을 묻고, 그만큼의 답변이 나올 때까지 재차 확인한다.
비슷한 질문들에 각 서점 주인들의 다른 관점를 만나는 재미도 있다.
반복되는 질문인 '서점에 요즘 많아지는 추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각 서점 주인들의 답변.
"솔직히 굉장히 부정적으로 봤다. (중략) 감히 내가 걱정을 했다는 게 이제 와 민망할 따름이다" (사적인 서점, 정지혜 대표)
"일찍 깨달은 자들이 먼저 튀어나오고 있는 것일 뿐, 앞으로 이러한 움직익은 훨씬 더 활발해질 거로 생각한다" (퇴근길 책 한 잔, 김종현 대표)
"마치 서점이 대단히 많아진 것처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서점 수는 아직도 태부족에 가깝다" (51페이지, 김종원 대표)
"서점 수 증가에는 긍정적이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는 머지 않아 정리될 것으로 생각한다" (인공위성 김영필 대표)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
책으로 생계를 만들어 가는 이들의 '희망'도 '절망'도 아닌 질문과 답변들.
이런 책, 반갑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