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기 전 5월 초 쯤, 사무실로 어느 80대 여자 어르신께서 방문하셨습니다.
사무실의 직원들에게 5분만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전에 한 직원에게 찾아오신 뜻을 설명하여 대충 오신 목적을 알고 있었기에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은 회의실로 모였습니다.
어르신은 가방에서 사진에 보이는 작은 컵 하나를 꺼내셨습니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무언가 적혀있는 쪽지를 꺼내시더니 살짝 살짝 보시면서 우리들에게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20여년 전부터 이컵을 가지고 다니기 시작하셨는데, 이컵을 집이 아닌 공공장소에서 물을 마시든, 차를 마시든 사용하신다 하십니다. 다 사용하시면 가지고 다니시는 손수건으로 헹구고 다시 손수건으로 잘 말아서 가방에 넣으신답니다.
이렇게 종이컵 대신에 이 컵을 약 250회 정도 사용하시면 나무 한그루를 보호하게 되는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직원들 모두 어르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처음과 달라 보였습니다.
저 역시 그제서야 어르신이 환경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가 적혀 있는 꼬깃꼬깃 한 종이 역시 달력의 뒷면을 재활용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설명을 다 마치신 어르신께선 직원들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셨습니다.
이 컵을 250번 이상 사용한다고 약속을 하면 이 컵을 선물로 주신답니다.
본인은 20년 전부터 용돈이 생기면 이컵을 사서 이런자리를 찾아서 다닌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대단하다 생각되었습니다. 80대의 이 어르신은 본인의 인생은 거의 다 살았지만 후손들에게 정말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 한가지로 이 활동을 혼자서 묵묵히 하시고 계셨습니다.
모인 직원들은 누가 뭐라할 것 없이 어르신께서 내어주신 종이에 약속의 의미로 서명을 하고 컵을 하나씩 받아갔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엔 그날부로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또 한가지 회사에서 어르신의 뜻을 높이사서 컵을 인터넷으로 300개를 구입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르신처럼 지역주민들에게 그리고 인근 학교를 찾아가서 설명을 하고 컵을 나눠주었습니다.
(참, 지난 토요일에 진행했던 플로깅 행사도 이 어르신을 고문으로 모시고 기획했던 행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