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의사로서 여물지 않은 시기부터 과도하게 외상외과에 집착하거나, 큰 기대를 가지고 이 일에 뛰어드는 외과 의사들 중에도 뜻밖의 중도 탈락자가 많았다. 이 분야는 오히려 큰 기대를 가지지 않고 시작해야 지속할 수 있다. 한 번의 수술로 기적같이 환자를 살려내고 보호자들의 찬사를 받는 모습은 영화에서나 존재한다. 실상은 답답하고 지루한 긴 호흡으로 환자를 살펴야 하고, 그런 중에 더없이 비루한 현실까지 감내해야 하는 것이 외상외과의 일이다.
이국종, 《골든 아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