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스스로에게 말을 걸며 말을 주고받는 행위 역시 대화에 속한다. 모국어로 말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나는 내 속에 수많은 타인을 만들어낸다. 이 세상의 많은 좋은 시는 완벽한 모놀로그를 다이알로그로 만들 때 탄생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 믿음이 없다면 내가 쓸 수 있는 시는 이 지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허수경, 《가기 전에 쓰는 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