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걷었다.
사는 곳에 소나무 두 그루가 있는데 솔찬히 크다. 솔잎이 떨어질 때는 너무 많이 떨어진다. 솔가지가 불쏘시개로는 참 좋은데 태울일 없는 곳에 쓸데없이 떨어지니 일이 많다. 일 년에 봄가을로 두 번은 걷어내야 한다. 작년에 이곳에 와서는 검은 봉지로 30여 개를 걷어냈다. 몇 년간 청소를 안 했다고...
몇일전에 추워서 속옷까지 껴입었는데 오늘은 또 29도까지 올라갔다. 땀은 비오듯하고 낙엽을 긁는데 이놈의 덩쿨들은 왜이리 많은지...
주위에 넝쿨 식물이 네 종류가 보인다. 첫째 담쟁이 이건 작년에 한 트럭은 뜯어낸 것 같은데ㅎ 올해 또 옥상까지 올라간다. 올해 대략 8m는 자란듯하다. 그리고 뭔지모를 두종류 이건 겨울에도 그대로인데 그렇게 막 번지지도 않음. 마지막 넝쿨은 댕댕이다. 이 댕댕이는 여기선 골칫거리다. 어렸을적 시골에 살 때 이 댕댕이로 바구니를 만들어 봤다. 산에서 댕댕이 잎을 따내고 줄기만 돌돌 말아와서 겨울쯤인지 어머니하고 마을 아낙들이 모여서 댕댕이로 크고 작은 바구니를 만들었다. 낮엔 마을 회관에서 함께 만들다가 저녁엔 집에서 티비보면서 만들었다. 서로 자랑도하고 주기도 했다. 작은 댕댕이 바구니는 참 앙증맞고 이뻤는데 요즘은 댕댕이 바구니를 못본지 오래됐다. 큼직하게 만들어서 그곳에 나물을 삶아서 말리기도하고 참 내갈 때 국수를 담아가기도 했다. 뭐 등등... 플라스틱 바구니가 싸고 튼튼했으니까. 바구니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 없었는데 지금을 그닥 필요하지 않다.
이놈의 덩굴들은 낙엽을 긁을 때 두 배로 힘들게 했다. 으...짱나..
간만에 땀을 쫙 빼니 기분은 좋은데 덩굴들 때문에 더 힘들고 진빠졌다. 댕댕이가 참으로 힘들게 했다. 예날 바구니 만든 생각에 반갑다 싶다가도 왕 짜증ㅋㅋ 우두득 후다닥 드드득 쫘~ㄱ 힘차게 뜯었다.
기분 좋게 마무리하려는 찰나 또 하나 넝쿨이 보인다.
며칠 전 건너 집에서 반쪽을 싹둑 잘랐다. 담장 넘어간 건 암묵적으로 그집 몫이다. 이 넝쿨은 봄에 꽃이 피는데 모양이 등나무 꽃과 비슷하다. 좀 더 진하고 이쁨.ㅎ
이것도 자르기로 했다.
전체가 한 덩어리라 혼자서 밀면서 자르는데 컷터가 잘 안 든다는......ㅠ
진빠진 몸에 마지막 힘을 쓸려니 이젠 지친다. 저질 체력으로 바뀐듯..
그래도 깔끔히 정리했다.
덩굴이 철망에 끼인 것을 보고 과감히 잘랐다. 어차피 정리해야 했는데 이렇게 사는 것보니 내 딴에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일단 자르자. 내년부터 또 몇 년 이쁘게 기르지 뭐...
오늘 일당 했다.
다행인 것은 와...모기가 하나도 없었다.
ㅎㅎ기분좋은 일이다.
방안에 거미도 다섯 마리 잡아내고 깨끗히 청소하고 바깥도 정리하니 집이 환해졌다.
마~ 내 주변 세상이 환해지니 맥주가 땡긴다.
코인이야 오르기나 말기나....
없는 사람은 빨 손가락도 없는데....
우야뜬 읽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고맙고...
어 흐흐흐... 방이 깨끗하니 좋으네~~
누구랑 마시나... 곰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