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을 마시며...

odongdang(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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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까지 남이 주는 유자차만 먹어봤다.

겨울엔 따신 물에 타마시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방법은 믹서기에 유자차와 얼음을 넣고 비트 또는 배, 가끔 꿀을 넣고 갈아 마신다. 

특히 여름에 이렇게 마시면 시원하고 향긋한 맛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이맘때 받은 유자차를 겨울보다 여름에 많이 마셨다.

아는 분이 유자차를 만든다길래 처음부터 끝까지 과정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밭에서 유자를 따고 씻고 썰고 설탕 넣고 버무리는 것까지 전 과정을 해봤다.

오로지 설탕외엔 무엇도 넣지 않았다. 버무리는 것은 구경만.

밭에서 따온 유자를 식초 푼 물에서 깨끗이 씻었다.

방에 갖고 들어와 물기를 제거한 후 꽁지를 따고 반으로 잘랐다.

유자차를 담는 방법이 두가지가 있었다.

과육과 껍질을 나눠서 작업하는 방식과 반으로 잘라서 씨앗을 빼고 썰어서 담는 방식이다.

두가지 방식으로 미리 담가놓은 차를 마셔보니 나눠서 만든 유자차가 훨씬 깔끔하고 맛있었다. 그래서 분리해서 만들기로 했다.

과육에서 하얀 껍질까지 가위로 잘라내고 씨앗을 빼서 속살만 남은 것을 반으로 잘라서 한곳에 모았다. 이 일이 참 손이 많이 간다.

그리고 유자 껍질을 칼로 직접 얇게 썰었다.  

이 부분은 기계로 썰은것과 모양이 확연히 달랐다.

씨고른 과육과 얇게 썬 껍질과 설탕을 넣고 버무렸다.

과즙이 많아 설탕이 금방 녹았다.

골고루 섞어서 며칠 숙성을 시킨후에 포장해서 보관한다.

유자 한 숟가락을 컵에 타 마시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이 있는지, 

이 지겨운 시간과 칼질만큼 고마움이 쌓인다.

그저 집에서 몇 개 만드는 것과 판매를 위해 이렇게 많은 양을 만드는 것은 정말 달랐다. 이분은 정직하게 하고자 한만큼 과육의 하얀 섬유질까지 벗겨내며 정성껏 했다. 

셋이서 200여 개를 자르고 썰어서 설탕까지 버무리는데 걸린 시간은 약 6섯시간 .

쉬지 않고 세시간 작업 후 저녁을 먹고 다시 세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렇게 해서 만든 유자 양이 약 17Kg.

이렇게 만든 유자차는  1kg 만원.

이분은 유자즙도 판매한다.

이 유자즙에는 물과 약간의 설탕만 들어간다.

그래서 유자의 씁쓸한 맛과 향이 정말 살아있다.

>설탕을 전혀 넣지 않으면 너무쓰고 마시기 힘들다.(먹어봄)

마트에서 사 마신 경험으로 보건대 첨가물이 들어가면 그 맛은 일반인도 알 수 있다. 첨가물이 없는 이 유자즙은 입안부터 깔끔하다.

한팩당 유자 몇 개 들어가냐고 물으니 모른단다. 

그래서 직접 유자를 세어봤다.

유자즙 한팩에 유자 하나와 삼분지 일 정도가 들어간다.

이런 유자즙이 한팩에 천원. 백개들이 박스로 판매한다. 

콜라 한 캔이 얼마더라...

유자의 좋은 점을 말해 달라고 했다. 

>건강에 좋은 것은 기본이고 여성분들 화장이 잘 받는 피부로 변한단다. 숙취와 피로회복에 좋고(확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임산부에 좋다고 한다. 임신한 분이 고맙다고 전화 온 이야기를 해줬다. 애가 튼튼하고 피부가 너무 좋고 이쁘게 태어났단다.

초봄 가지치기부터 시작하는 농사는 겨울에 수확해서 판매까지 마쳐야 일 년 연봉이 나온다. 얼마쯤인지 묻진 않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내가 칼질한 몇 시간동안 비트코인은 $100이 넘게 올랐다.

코인 이야기를 듣는 이분은 허탈해 하기도 하고 잼있어 하기도 한다.

그냥 변하는 세상은 알려주고 싶었다. 코인의 세계로 미래로...

따듯한 차한잔을 들고 웃어본다.

>이 한잔의 유자차가 어디서 왔는가

덕행이 부족한 나로서는 받기가 부끄럽네

오직 몸을 보호하여

 쬐끔 쓸모있는 놈이 되기 위해 이공양을 받습니다.

 

올해 유자는 작황이 좋지 않아 작년보다 훨씬 비싸단다.

이분도 전년보다 수확이 적었다.

원래 농약을 여름 장마에 한번만 했는데 올해는 유자 꽃이 적어 단 한번도 안했단다. 유자 꽃이 적은 김에 농약을 안해보기로 했단다.

그래서 그런지 시중에 보이는 노랗고 때깔 좋은 깨끗한 유자를 찾기가 어려웠다.

유자 공판장을 둘러봤다.

햐얀종이에 생산자와 등급 가격이 매겨져 있다.

마치 '나는 이런 인생을 살아왔습니다'하고 

누군가 나를 가격매긴다.

'넌 대체 왜그러고 돌아다니며 사냐?'

아직.....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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