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라는 걸 모르던 시절... (그런 시절이 있었냐고요? 있었답니다. ㅎㅎㅎ) 소설가의 꿈을 꾸던 시절 얘깁니다. 저는 소설 쓰기도 좋아하고 시 쓰기도 좋아했는데요,,, 소설을 쓸 땐 몰랐는데 시를 쓰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제 이름이 너무 흔해서 마음에 안 든다는 거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인 중에 필명을 쓰는 시인이 엄청 많잖아요. 그래서 필명을 지어봤습니다. 너무 흔한 제 이름 대신 필명을 넣고 싶었던 거죠.
한,,, 6개월 정도 고민을 했습니다. 수많은 후보들이 있었는데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 후보들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납니다 기억이 나야 이 글이 잼날 텐데요. 암튼... 수없이 많은 후보들을 노트에 정리하던 중,,, 처음으로 기도원에 가게 됐습니다. 교회 목사님과 직분자들만 교회차를 타고 갔지요. 흰돌산 기도원이었고 금요일이었습니다. 금요철야를 기도원에서 하기로 한 거죠.
들어갔더니 와~~~ 처음 가본 기도원은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와~~~ 대단하더군요. ㅎㅎㅎㅎㅎ 어떻게 대단하냐고요? 이걸 어떻게 말로 설명해야 하나.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설명은 생략할게요. 그날 반복적으로 부른 찬양 하나가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입니다.
가사가 쉽기도 하지만 계속 반복해서 부르다가 그날 외워버린 찬양입니다. 저는 이 찬양이 너무 좋아서 그 후로도 많이도 불렀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군대에 입대하게 됩니다. 네, 필명을 못 만들고 군대에 간 거죠. 힘든 군생활을 버티며 이 찬양을 속으로 계속 불렀습니다. 후렴구만 반복해서 수백 수천번을 불렀죠.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그는 나의 여호와 나의 구세주
그리고 구약성경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군대 제대하기 전에 구약 1독을 반드시 하고 싶었거든요. 신약은 군대 가기 전에 이미 다 읽었지만 구약은 그 양이 엄청났습니다.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한 성경에 이런 말이 자주 나왔는데요,,, 저는 그 문장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계속 반복해서 나오더군요. 저는 그후로 기도하면서 늘 '나 김영진의 하나님'이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이름을 빼고 '나의 하나님'이라고 부르며 기도했는데요, 어느날 여기서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나의 하나님'에서 앞글자만 따면 '나하'구나. 그래, 이게 바로 내 필명이야.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저는 그날부터는 시를 쓸 때마다 지은이를 '나하'라고 적었습니다.
제 필명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휴가를 나갔더니 헐... 뭐지? PC방이라는 게 생겼고 인터넷이라는 게 생겼더군요. 알려뷰스쿨과 스카이러브 한메일 등에 가입하는 열풍이 불었습니다. 한메일에 가입하려고 하니,,, 아이디를 만들라고 하더군요. 아이디? 아이디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주위에 물어보니 영문 키보드로 자기 이름을 넣으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하면 요상한 글자가 나와서 그렇게 하긴 싫었습니다. 그때 번쩍 떠오른 게 제 필명 '나하'였습니다. 오~~~ 그래 내 필명을 넣는 거야. 그렇게 탄생한 게 'naha'입니다.
뭐,,, 대단한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저는 그 후로 20년 넘게 제 이름보다 '나하'라는 호칭으로 더 많이 불려졌습니다. 사이트 가입할 때마다 항상 아이디는 통일이었거든요. ㅎㅎㅎㅎㅎ 물론 비번은 사이트마다 다릅니다. 해킹은 위험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