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걷는 길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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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ncesvalles - Zubiri

아침에 거울을 보고 뜨악 놀랬다. 퉁퉁 부은 얼굴이 정말 나 인가 싶을 정도였다. 힘들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피레네를 어렵게 넘고 Zubiri로 가는 길은 피레네에 비하면 훨씬 수월했다. 걷는 길 내내 게이타나노와 페트리시아는 우리들에게 깨알 재미를 주었다. 짧은 영어로 많은 설명을 하는 친절한 게이타노~ 완전 착하고, 배려심 많은 멋진 친구다. 젊은 나이에 당뇨가 있어서 설탕까지 가방에 챙겨 넣어야 하는 친구.
그런 그의 가방은 과장해서 내 키 만큼이나 큰데, 그 가방안에는 정말 다양한 먹을 것이 끊임 없이 나왔다.
(나중에 이 친구는 짐을 줄이기 위해 많은 것들을 버리고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당뇨 있는 친구가 설탕을 버렸으면 무거운 가방을 메고 걷는 그 길이 얼마나 힘든지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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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언니 페트리시아, 너무 너무 너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언니.
나 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데.. 죽은 동생이 살아 있으면 지금 내 나이라고… 아...그 말을 듣고 어찌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어렵게 말을 하는 그녀에게서 동생을 아주 많이 그리워 하는 것이 전해졌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나에게 너무 각별했다.. (아… 다시 그녀를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난 이태리어를 모르고.. 그녀는 영어를 못하고….이태리어도 배우고 싶고.. 스페인어도 못하는데… 욕심만 많구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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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같은 언어를 쓰는데도 서로 이해 못하고.. 소통할 수 없을 때가 많은데, 사용 언어가 각자 다른 우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위로 하고 위로 받고 있다. 상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같은 말을 쓰느냐, 같은 민족이냐 뭐 이런거 보다는 어쩌면 얼마나 우리의 마음이 상대에게 열려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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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리 공립 알베르게는 자리가 없어서 난 혼자 시립 알베르게로 갔다. 혼자 뚝 떨어졌음에도 알베르게가 가까워서, 공립알베르게 가서 같이 걸은 친구들과 저녁 먹고 또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곳에서 1년을 걷고 있다는 토비를 만났다. 그의 크리덴시알은 정말 어마어마 했고, 그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1년이라니… 이제 집을 향해 다시 1년을 걸어야 하는 그..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나는 그 친구에 물었다. 왜 걷기 시작했어? 그는 나에게 다시 묻는다. 넌 왜 걸어? 난 걷고 싶어서 걸어..너 내 대답 따라 하면 안되:) 하지만 그의 대답은 결국 나와 같았다. 나도 마찬가지야.. 걷고 싶으니까 걷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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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시 묻는다. 1년을 넘게 걷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우리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 딱 한마디를 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어?

잠시 생각 하는 듯 하다가 그가 대답한다.
“불가능 한것은 없다. Nothing Is Impossible”.
“사실 내가 돈도 없이 1년 넘게 순례길을 걷는 다는 건 다른 사람 눈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지. 처음에는 나도 불가능 한 일이라 생각했어. 하지만 난 걸었고, 걷고 있고, 앞으로 더 걸을 꺼야. 난 이 길을 걸으면서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어.. 그리고 그때 마다 놀랍게 해결이 되었지. 너가 믿으면 되.
불가능 한것은 없다고 믿고 이 길을 걸어봐봐”.
잠시 우리에게 침묵이 흐른다.
아마 모든 순례자들이 어떠한 뭔가가 있어서 이 길을 걷겠다고 결정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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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 길이 걷고 싶었는가?
나는 왜 작년도 아니고 내년도 아니고 “지금” (Right Now) 이 길을 걸을 때라고 생각 했던 것인가? 800KM를 걸으며 난 무엇을 느끼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 여정이 끝났을 때 난 어떤 마음일까?

숙소로 돌아온 나는 설레는 가슴과 함께 너무 너무 행복했다. 까미노를 사랑하게 될것 같다. 아니 어쩌면 벌써 사랑하고 있는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