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때문인지... 수많은 생각들 때문인지... 노느라 그런 것 인지... 한국에 온 뒤로 깊은 잠을 못 자고 있다. 잠을 좋아하는 내가 어쩌면 이곳에서의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자는 시간도 아까워지는 마음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제는 스팀잇 꿈을 꾸었다.(처음이다) 꿈속에서 나는 조금 지나면 스팀잇에서 자동 소멸이 된다는 것이었다. 더 이상 사진도 글도 올리지 않던 나는 자연스럽게 일정 시간이 지나 사라지게 되고, 내가 자동 소멸되는 것을 알게 된 다른 스티미언들이 자동 소멸 되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나에게 내가 곧 사라진다고 알려주는 꿈이었다. 아마도 어제 본 영화의 장면들과 많은 생각들이 뒤섞여 꿈에 나온 걸까?
철부지 코코가 음악이 하고 싶어서 집을 나왔듯이... 철부지 나도 디자인에 미쳐서 먼 길을 떠났었다. 그야 말로 디자인에 미쳐서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나. 그런 내가 만들어냈던 욕심...
사회성이 없어서 직장에 적응을 잘 못 하는 나의 이기적인 생각이 만들어냈던 욕심...
내 욕심을 내는 것 보다, 내 마음을 따르는 것 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그때에도 알았더라면...
그렇다고 타고난 사회성 빵점짜리 인생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내 꿈을 이루는 것보다, 가족이... 부모님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그때에도 알았더라면....
그러면서 이미 너무 먼 길을 떠나와 이제는 돌아오는 길을 잃었다고 하는 나.
정말 길을 잃은 걸까? 아니면 수많은 고민 속에서도 나오지 않는 길을 못 찾겠다고 포기 한 거는 아닐까?
절실함이 부족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 건 나의 또 다른 이기심일까?
그러면서 영화를 보고 왜 그렇게도 폭풍 눈물은 흘려야 했을까...
"엄마, 나 이제 엄마랑 같이 살까 봐" 라고 말하는 딸에게 이제 돌아오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오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엄마의 마음은 어떠실까...
주무시는 엄마의 이불 속으로 들어가 엄마를 꼬옥 안는다. 너무 작아진 엄마의 작은 몸집이 가슴을 후벼 파낸다.
시간아... 제발 여기서 멈춰주면 안 되겠니?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 없는 나의 이기심에 괜히 덧 없이 가는 시간이 야속한 요즘이다.
그리고 그 야속한 시간 속에서도 더 많은 소중함을 만들기 위한 순간들은 엄마의 기억에 나의 기억에 오늘도 계속 남겨지고 있다.
게임 컨텐츠를 기획하며 시나리오를 쓰는 친구가 소설가가 꿈이라고 한다. 나는 그 친구가 게임 시나리오를 쓰는 일을 하는지 자세히 몰랐던 것을 보면 우린 별로 친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그 친구는 아직 스팀잇을 모를까? 아마 알 수도 있을까? 그렇겠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짧게 갈등했다. 물어 볼까? 가입하라고 할까? 그런데 꿀 먹은 벙어리마냥 붙은 내 입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좀 더 오래 익명으로 나를 숨기고 싶은 나의 이기심 때문이다. 이미 2년 넘게 페이스북에 연결되어 있으니 친구가 가입을 해도 별로 상관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단지 나를 숨겨 놓고 싶은 마음은 뭘까? 익명으로 좀 더 오래 남고 싶은 마음... 이제 친구들이 하나, 둘, 들어 올 텐데... 언제까지 익명으로 있을 수 있을까? 아이디를 왜 이걸 썼을까 후회를 해보아도 소용이 없다.
정말 내가 꿈속에서처럼 스팀잇에서 자동 소멸이라도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며 포스팅을 올린다. 영원히 아무도 모르는 익명으로 남기를 원하면서 나를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이기심은 또 뭘까? 어제 본 영화 코코에서는 저승으로 간 사람이 이승에서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아서 바람처럼 사라지는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나왔었다. 그 '마지막 죽음'에 오열을 한 나는 어쩌면 내 인생이... 내 삶이... 어쩌면 우리의 인생이... 우리의 삶이... 결국엔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사라지는 그런 바람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오열했던 걸까? 아니면 매일매일 기억하던 아빠를 언제부터인가 매일 기억하지 않는 것에 대한 죄송한 마음에서였을까?
나에게 불어오는 바람은 어쩌면 그렇게 바람 속으로 사라진 소중한 이름들과 소중한 추억들이 또 지금의 아름다운 소중한 순간들이 미래에 기억되기 위해 다시 바람이 되어 불어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 본다.
오늘도 기억해야 할 순간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나의 일상에서도.... 스팀잇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