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도 벌써 흐지부지 많이 살았다.
살면 살수록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한달은 물론이고 일년도 금방이다.
자꾸 자꾸 나이만 먹어가는 나를 보며
정말 이제부터는 행복하게 살리라
다짐해보지만 이것은 다짐만으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추락의 욕구..
나는 가끔 내가 불행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길이 행복의 길인지 알면서 그저 익숙하다는 이유로 불행했던 과거의 일상을 다시금 반복하려는 것이다.
이 정도면 나도 이제 많이 행복해졌지 암~ 하고
뿌듯해 하다가도 불현듯 찾아오는 무거움, 우울감.
그럴 때면 이제는 그 무거움을 그대로 온몸으로 느껴본다.
예전엔 나의 친구와도 같았던 그 감정은 나를 또 찾아온 것이며, 나는 그 감정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그는 내 안에서 머물다가,
내가 그를 충분히 맞아주면 그는 때가 되면
자연히 돌아갈 것이다.
그에 대한 나의 거부는 그를 더 화나게 할 뿐이며,
거부하는 나의 마음은 더더욱 무거워진다.
오래된 친구가 나를 찾아 왔다 가면,
나는 다시 내가 원하는 새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인생에서 많은 것들,
여러 가지 사건들, 나의 감정들.
어느 것 하나 내 마음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온전히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그것에서 해방될 수 있으며
그것은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못 한다.
나를 찾아오는 그리 반갑지 않은 친구들조차
'너가 오랜만에 또 찾아 왔구나.'
라는 마음으로 받아주면
이제는 그가 아닌 내가 주인이다.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되면
세상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흥미로운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