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고민할 거 없잖아

megaspore(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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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y

기독교인들의 간증을 들어보면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순간이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아까 혼자 밥을 먹는데 내가 생각한 건지 아님 내 자신이 나에게 말을 해준건지 마치 누가 나에게 말을 건넨것처럼 갑자기 머리 속에 "고민할 거 없잖아."란 말이 들렸다. 들렸다기 보단 갑자기 이 말이 떠올랐다고 하는게 더 정확하겠다.
내가 기독교였다면 하나님의 음성이었다고 했을텐데 그것도 아니고 뭔지 모르지만 내 자신이 갑자기 나한테 하고 싶었던 말이었나보다.

맞다. 생각해보면 나는 고민할 것이 없다.
나는 요즘 엄마와의 사소한 다툼, 시어머니와의 어려운 관계, 출산 후 빠지지 않는 4키로, 곧 나가야 하는 일자리, 내가 과연 잘 하고 있는건지 확신할 수 없는 육아 등등의 사소한 삶의 문제를 내 인생의 걸림돌처럼,
풀리지 않을 내 인생의 숙제처럼 슬퍼하고 고민하고, 그래서 늘 심각하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사실은

난 고민할 것이 없었던 것이다.

왜냐.
이것은 고민거리가 아니라
문제거리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의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한 인간이 다른 인간과 만나면서
한 인간이 다른 사회에 속하면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그저

인생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무조건 순탄하게만
순조롭게 강물이 흘러가듯
그렇게만 내 인생이 흘러가야 한다고
여기고 있는 내 마음가짐이 문제인 것이지
인생에서 겪어가는 이 문제들은
문제가 아니라 그저 과정인 것이다.

주인공들이 순탄하게만 흘러가는 인생을
담은 드라마를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고
역경이 찾아오고 그 역경을 이겨내는
드라마를 좋아하면서

막상 우리의 인생은 슬픔도 작은 역경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슬픔을 억지로 만들어 낼 필요는 없다.
순탄하게 흘러가면 정말로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순탄하게만 흘러가는 그런 드라마는 지루해 보고 싶지도 않듯이
우리의 인생의 드라마도 역경 속에서 슬픔 속에서 무언가 더 큰 재미 더 큰 교훈을
발견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너 고민할 거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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