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화장실 몰카 보도로서 나타난 선민의식의 문제점

marginshort(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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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argin short 입니다 ㅎㅎ

후덥지근한 날씨에 나날이 지쳐가는 와중에 오늘부터 3일간 자유를 만끽하게 되었습니다. 온전한 자유란 언제나 값진 것이죠 ㅎㅎ 다들 건강유의하시고 더울수록 냉방병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어제 한 방송사로부터 빚어진 남자화장실 몰카보도 논란과 해당 방송사의 해명으로부터 느낀 바가 있어 이 주제를 선택해보았습니다.

논란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한 유명 방송사가 '소변을 본 뒤 손을 씻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 를 알아보기 위해 남자화장실에 소변기가 보이도록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이들의 용변 후 손씻는 모습을 담아 보도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명으로 한 시민단체와 역사의 허락을 얻어 보도하였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해당 몰카에 찍힌 '소변보는 모습이 찍힌 사람들'이 아니라 화장실문화 발전을 위한 시민단체와 역사의 허락이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대부분 기사와 해명을 본 누리꾼들은 논란의 쟁점을 남-녀 성대결로 보는 것 같은데, 전 성대결보다는 그야말로 경악스럽고 끔찍한 선민의식이 도래했음을 느꼈습니다.

즉, 저 해명이 말하는 바는 그들(방송사와 시민단체)은 공공을 위한 선한 의도의 실험이었으므로 '소변을 보는 장면이 찍힌 남성들의 인권'과 '화장실 몰카설치를 금지하는 법'을 어긴것이 합리화 된다는 말과 같습니다. (일부에선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는데 무어가 문제냐고 하는 의견이 있던데 저 모자이크를 처리해준 직원들이나 촬영한 기자들이 본 원본은 그럼 문제가 안된다는 말인지 의아합니다. 참고로 해당 보도를 취재한 기자는 여성입니다.)

이것이 선민의식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이번 사건으로 보여진 선민의식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민의식이란 포털사이트 등에 쳐보면, 흔히말해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해 우월감을 갖거나, 선택받았다거나 하는 생각을 갖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우월감을 갖는 것에서 책임감같은 것들이 수반되어 진다고도 나와있구요.

우리 사회에는 정말 많은 선민의식을 나타내는 집단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선민의식은 집단의 자긍심이 매우 충만할 때 잘 나타나므로 대부분 의미를 가지고 세워지는 집단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모두 선민의식을 어느정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예를들자면, 제가 여러 댓글에서 언급했던 서울대의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하라." 라는 슬로건이 있습니다. 지극히 선민의식이 짙게 묻어나는 슬로건이라 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요 ㅎㅎ 그 외에도 제가 나온 해병대의 "누구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해병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슬로건도 있구요. 각종 환경단체나 시민단체들도 그 예들이 될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집단에서 선민의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서울대나 해병대의 경우 집단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굉장히 뛰어난 성과들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선민의식의 꽤나 긍정적인 모습들도 찾아볼 수 있구요.

제가 명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듯 본인이 속한 집단에 대한 자긍심은 꼭 필요한 것이고, 이로인해 나오는 선민의식 또한 저런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냅니다.


위의 긍정적 기능이 있는 반면, 선민의식은 정말 까딱 잘못 사용하는 순간 비참한 결과들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평가되는 이에게 반기를 들기란 굉장히 어렵다. 반기를 드는 순간 내가 비합리적 사람으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반부에서 언급했듯 선민의식은 집단내에 본인들의 의견이 '합리적'이거나 '우월'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것은 본인들 행동에 정당성을 가져다 준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집단의 자기합리가 이루어 진다는 것이죠.

이러한 집단의 자기합리는 나치가 패망하기 직전까지 유대인 학살을 지속하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고, 일본의 위안부 징집을 아무렇지 않게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거대한 윤리의 실종을 체감할 수 없도록 만들어주는 '사고의 마취제'로서의 작용을 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렇게 아예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 경우에도 선민의식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건 얼마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옥자에 나오는 ALF라는 동물해방전선이라는 단체에서 그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동물해방전선이라는 이름을 걸고 고통받는 동물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칩니다. 그야말로 전 동물애적(?) 사명감을 가지고 각종 연구실과 시설물들을 파괴해 동물들을 구출한다고 미자에게 설명을 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영화 초중반쯤 옥자를 구출하는 장면에선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계속해서 '미안합니다, 당신을 다치게 할 생각은 없어요!' 라고 하는 그들이 저지르는 행동 때문입니다. 흥분을 가라앉힐 방법없이 거대한 돼지를 사람이 가득한 터널에 풀어버려 자동차를 부수게 만들고 결국 통제를 벗어난 돼지는 지하보도까지 내려가며 사람을 다치게하고 상가 상인들의 재산을 파괴하기에 이르릅니다. 하지만 그 돼지를 데리고 가며 그들이 하는말은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미안합니다' 입니다.]

선민의식이란 약간 편집증적인 면이 있습니다. 위의 사람들은 본인들의 생각, 사명감에 너무 몰두해 버린 나머지 그들이 동물을 보호한다는 좋은 의도하에 벌어지는 '타인의 사유재산권 침해' 와 활동을 전개할 때 일어나는 '인명피해'를 그저 미안하다는 말한마디로 정당화 시키려 합니다. 책임을 지려는 자세는 없습니다.

제가 환경보호 단체나 동물보호 단체가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너무 확고한 선민의식은 위의 사례들처럼 본인들의 결과로서 무시되는 다른 한쪽 면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선택권을 가진 모~든 행위들은 두가지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두 가지 면 중에서 자신이 좀더 가치는 두는 면을 선택하고 그를 위해 행동합니다.

흠... 좀 더 직관적으로 설명드리자면, 얼마전에 sochul@sochul 님의 글에 설악산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나왔었지요. 저는 아직 젊고 설악산을 등반할 수 있기때문에 설악산이 오염되지 않기를 바라고 지금 모습 그대로 기계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덜 남아있는 설악산을 원합니다. 그렇기에 저 시민단체를 응원하고 케이블카가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제 생각을 잠시 억누르고 냉정하게 그 이면을 살펴보면 그 설악산을 등반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볼 수 있습니다. 휠체어를 타시는 장애우분들이나 이젠 너무 연로하셔서 등반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세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입장에 놓인 사람들은 평생 또는 남은 인생에 설악산 정상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케이블카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럼 이들은 우리가 원하는 설치반대를 다시 반대하는 입장을 취할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이들이 환경의 가치를 못느끼는 사람들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건강함으로서 등반의 힘듬보다 환경에 가치를 좀 더 두는 것처럼 이들은 환경보다 등반의 힘듬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더 가치를 두는 것 뿐이지요.

이처럼, 어느 의견하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인간들에게 주어진 선택권이 주는 과제입니다. 저나 보통의 사람들은 그 집단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그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점차 세분화된 집단에 속해지고 점점 선민의식이 너무나 짙어지게 되면 이런 상대의 의견이나 인권을 무시할 수 있게 만드는 무기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글에서 보여지듯 전 sochul@sochul님의 글에 나온 그 단체를 지지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이해가 쉽도록 많은 분들께서 보시는 sochul@sochul님의 글을 예로 들었을 뿐 이에 대한 비방의 목적은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이런 수많은 사례들로 비추어 봤을때, 이번 보도와 그 해명이 얼마나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정보도로 유명해진 해당 방송사가 버젓이 이런 해명을 내놓는다는 것은, 위 사례들에 나타난 끔찍한 선민의식이 다시금 우리 사회에 도래하고 있음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구요.

본인들이 선한 의도로 한 행동이었다는 생각. 그로인해 몰카에 찍힌 당사자들의 인권이 폭침당했고, 그것이 문제시되었다면 사과를 먼저 했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단체의 허락을 받았다고 해명을 낸 저 행동은 성차별이나 성대결의 문제가 아닌 '선민의식'의 문제로 봐야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비록 조용히 넘어가고있고 조용히 넘어가겠지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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