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특정한 것에 특출 난 재능을 보이는 아이. 그런 아이를 보통 ‘신동’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 신동들이 자라서 모두 ‘천재’가 되는 것이 아니다. 헬렌 켈러의 옆에 설리번이 있었듯이, 그들의 재능을 키워주고 발전시켜 줄 멘토가 함께 있어야 한다. 그것은 부모님이 될 수도 있고,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아무런 연관이 없던 누군가가 될 수도 있다. 바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다.
주인공 지수는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이 있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못해 유학을 가지 못하고, 변두리에 ‘비엔나’라는 피아노 학원을 차린 선생이다. 그렇게 아이들을 가르치던 어느 날, 지수는 경민이라는 아이를 알게 된다. 경민이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남자아이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왔다. 처음 보는 피아노 학원이 신기했던 경민은 자꾸만 비엔나로 찾아온다. 지수는 경민이를 귀찮아하지만, 우연히 피아노 연주를 들은 후 경민이가 신동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지수는 어느 날, 경민이 할머니에게 맞고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경민을 데리고 가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지수는 자신이 찾은 천재의 재능을 최대한 키워주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면서 지수가 경민에게 마음이 갔던 이유는 자신과 닮아서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는 지수의 친구 정은이 나오는데 정은은 지수와 비슷한 실력(으로 추측된다)이었으나, 집안 형편이 좋아 유학을 가고, 더 깊게 공부하면서 마침내 교수 자리까지 앉게 되었다. 지수는 정은을 볼 때마다 자신도 ‘정은처럼 집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멋진 일을 하고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변변찮은 피아노 학원 선생이 된 후에도 지수가 놓지 않는 자존심이 있다. 바로 ‘전공자만’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포부는 현실 앞에 무너지고 만다. 그러던 중 경민을 만나게 되었고, 그래서 더더욱 경민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처럼 재능을 잊고 살게 하지 않기 위해 지수는 할 수 있는 한 힘껏 경민을 도와주었다.
그러나 지수의 마음은 점점 자라나 욕심이 되었다. 경민의 실력이 인정받으면서,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스승인 지수에게 향했고 지수는 그토록 갈망하던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지수는 경민을 계속 옆에 두려 했다. 그러나 지수의 오빠가 비수를 찌르는 말을 한다. 바로 ‘경민을 너의 도구로 삼지 말라’는 것이었다. 지수는 그제야 깨닫는다. 자신이 단순히 경민을 향한 동정심에 그랬던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는 새에 경민을 내 꿈을 이루게 해줄 새로운 도구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지수는 지난날을 반성하며 경민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입양을 보낸다.
이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고, 큰 의미를 가진 곡이 있다. 바로 <트로이메라이>다. 이 곡이 이 영화의 모든 주제를 말해준다. 작은 꿈. 그것에 의해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의 삶이 움직인다. 이 영화는 누구나 봐도 좋지만 그 중에서도 꿈을 잊고 현실에 맞춰 사는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해주고 싶다.